"일본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영어는 무슨 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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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일본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초등학교부터 영어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사진) 일본 문부과학상이 초등학교 영어교육 의무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 문부성이 추진해 온 초등학교 영어교육 의무화 계획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부키 문부상은 27일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아름다운 일본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데 외국어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의무교육화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고사카 겐지(小坂憲次) 전임 문부상은 "국제화를 요구하는 시대 흐름상 초등학교 때 영어와 친해질 필요가 있다"며 초등학교 영어교육 의무화를 추진해 왔다. 문부성 산하 특별위원회 격인 중앙교육협의회도 올 초 의무교육화 방침을 확정,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평균 주 1회 영어 수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도 예산에는 이를 위한 초등학교 영어 보조교재와 교원연수 지원비가 포함됐다. 문부성은 즉각 수습에 나섰다. 이케노보 야스코(池坊保子) 차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신임 장관이 그만큼 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부성의 한 관리가 '신임 장관도 중앙교육협의회의 검토 결과를 존중한다는 입장인 만큼 의무교육화 방침을 변경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보도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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