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새' 이신바예바 -'황색탄환' 류시앙, 금빛 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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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장대높이뛰기 세계기록 보유자인 '미녀 새' 이신바예바가 4m80cm에 도전했으나 바에 걸려 실패하고 있다. [대구 AP=연합뉴스]

'미녀 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4.러시아)는 미모만 뛰어난 게 아니었다. 도움닫기의 스피드와 장대를 짚고 올라가는 근력은 남자 선수를 방불케 했다.

28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국제육상대회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이신바예바는 월등한 기량을 뽐내며 4m70cm로 가볍게 우승했다. 5m1cm의 세계기록 보유자인 이신바예바는 4m58cm로 시작해 4m70cm까지 넘었으나 4m80cm는 세 차례 모두 실패했다. 이신바예바는 "관중 수준이나 호응도, 시설, 날씨 등 모든 점에 만족한다. 내년에도 불러준다면 기꺼이 다시 찾고 싶다"며 "몸이 지친 상태라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해 한국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이신바예바'로 불리는 최윤희(20.원광대)는 3m90cm를 넘지 못해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남자 110m허들에서는 '황색탄환' 류시앙(23.중국)이 13초14로 라이벌 앨런 존슨(13초16.미국)을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이 종목 세계기록(12초88) 보유자이자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시앙은 스타트에서 앨런에 뒤졌으나 10번째 허들을 넘으면서 어깨선을 나란히 한 뒤 마지막 14m에서 질풍 같은 역주로 역전 드라마를 일궈냈다. 한국 허들의 희망 박태경(광주시청)은 자신의 한국기록에 0.2초 모자라는 13초91로 4위로 들어왔다.

윌러스 스피어맨(미국)은 남자 200m에서 역대 셋째로 빠른 19초65로 우승했다. 스피어맨의 기록은 1996년 이후 10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마이클 존슨(미국)의 세계기록(19초32)에 불과 0.33초 뒤진 것으로 7월 하비에르 카터(미국)가 찍은 19초63에 이어 올 시즌 둘째로 빨랐다.

남자 삼단뛰기에서는 지난주 일본 요코하마육상대회에서 16m88cm의 한국기록을 세운 김덕현(21.조선대)이 16m81cm를 뛰어 미국의 애릭 윌슨(16m76cm)을 제치고 1위를 했다.

여자 멀리뛰기에서 정순옥(안동시청)은 두 개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2차 시기에서 6m55cm를 뛰어 김수연의 한국기록(6m53cm)을 깨뜨린 정순옥은 4차 시기에서 무려 13㎝를 더 뛰어 두 번째 한국신기록(6m68cm)을 세웠다.

대구=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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