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100억중 상당액 黨 유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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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당시 최돈웅(崔燉雄)의원에게 전달된 SK 자금 1백억원 중 상당액이 한나라당에 유입돼 비공식 선거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주천(朴柱千)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22일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여러 정황상 SK 비자금이 당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당 재정담당자들에게 확인해본 결과 崔의원이 받은 돈은 당 후원회 등 정식 통로로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朴총장은 이날 밤 최병렬(崔秉烈)대표.서청원(徐淸源) 전 대표 등 당 중진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그는 또 "崔의원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사조직인 부국팀도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된다"며 "결국 당으로 들어와 대선 과정에서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검 중수부(安大熙검사장)의 수사도 서청원 전 대표와 대선 당시 자금관리를 했던 김영일(金榮馹) 당시 사무총장 등 한나라당 공식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 큰 파문이 예상된다.

대검 관계자는 당시 돈 전달 과정에 대해 이날 "崔의원이 지난해 11월 12~26일 서울 동부이촌동 자신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1억원씩이 담긴 비닐 쇼핑백을 한번에 20개씩 다섯 차례에 걸쳐 건네받았다"고 말했다. 돈은 매번 SK 측이 승용차에 싣고 와 崔의원 측 승용차로 옮겨 실었으며 崔의원은 돈을 받을 때마다 그 자리에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崔의원을 다시 소환해 돈의 구체적인 용처 등을 다시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최병렬 대표는 이날 "SK 자금 수수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검찰수사를 지켜볼 것이며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갑생.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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