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총리 “왕대신 침략사죄”/노대통령 일본 방문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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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방인철특파원】 일본정부는 아키히토(명인) 국왕대신 가이후(해부) 일본총리가 노태우대통령 방일때 일본 국민을 대표해 일제의 한국지배에 대해 사죄할 방침인 것으로 밝혀졌다.
가이후총리는 9일 중의원 예산위에서 『나는 극히 겸허하게 과거역사의 경위에 대해 반성의 기분을 갖고 있다』고 전제,『나 자신의 책임으로 이 점을 한일 정상회담석상에서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고 말해 국왕대신 총리가 사죄할 뜻을 표명했다.
가이후총리는 자민당 노다(야전)의원이 『일왕의 발언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왕실을 외교문제에 휘말리게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가이후총리는 노다의원의 지적에 대해 『그대로라고 생각한다』라며 일왕의 발언보다 총리가 국민을 대표해 사죄표명을 할 생각임을 비췄다.
이와관련,일본 외무성 소식통은 이날 『한국측의 기대는 크지만 국민통합의 상징인 일왕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으면 안된다』며 헌법상의 제약을 들어 한국측이 요구하고 있는 일왕의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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