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한가위 선물…걱정 한가득? '손맛' 선물이면 감동이 한가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넉넉한 마음을 함께 나누는 추석이 열흘 남짓 남았네요. 고마운 분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장만해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겠지요. 그런데 백화점과 시장을 돌아다녀도 마음에 쏙 드는 선물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값이 비싸고,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 성의가 부족한 듯하고 ….

발품이 모자라 TV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까지 두루 살펴도 마찬가지라는 분들에게 요리전문가 박연경(42.사진)씨는 "손맛을 선물하세요"라고 조언합니다.적은 비용으로 사랑과 정성을 전달할 수도 있고 솜씨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예쁘게 포장해 쿠킹 팁까지 곁들이면 받는 이의 감동은 두 배로 뛸 것이라고 합니다.

정리=유지상 기자 <yjsang@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1 오리 떡갈비  맛 좋고 부드러워 치아 나쁜 어르신들께

윗분에게 음식 선물을 할 땐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무엇보다 드시기 편해야 하죠. 건강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맛도 빼놓을 수 없고요. 그래서 오리 떡갈비를 골랐어요. 고기를 다져 만들었기에 치아가 좋지 않아도 드실 수 있지요.

.재료=다진 오리고기 600g

.고기 양념=간장 2작은술, 맛술 1큰술, 다진 파슬리 1큰술, 다진 양파 1/2개분, 빵가루 50g, 생강가루 1/2작은술, 계피가루 1/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오향 소스=팔각 2개, 계피 1쪽, 정향 4개, 물 100cc, 간장 60cc, 꿀 2큰술, 녹말물 약간, 참기름 약간

.만드는 법=지방을 제거한 다진 오리고기에 고기 양념을 넣어 재운 뒤 햄버거 패티처럼 도톰하고 납작하게 반죽한다. 한 개씩 쿠킹호일로 싸서 급속 냉동시킨다. 오향 소스는 물을 부은 냄비에 팔각.계피.정향을 넣고 약한 불에서 물이 반으로 졸아들 때까지 끓인 뒤 건더기는 건져내고 간장.꿀.녹말물.참기름을 넣어 만든다.

.포장으로 정성.감동 두 배=오리 떡갈비는 하나씩 쿠킹호일로 싸서 냉동한 것을 여러 개 겹쳐서 기름종이와 한지로 다시 포장합니다. 메모장에는 '하나씩 뜨거운 프라이팬에 올려서 구워 드시면 됩니다. 새송이버섯 등과 함께 구워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라고 적습니다. 명절 분위기가 나도록 대나무 용기에 오향 소스와 메모장도 함께 담습니다. 얼음 팩을 넣어 녹지 않도록 하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2 더블 드레싱  소화 돕는 웰빙식은 젊은 사람들에게

손아랫사람에게 선물을 하는 일은 흔하지 않지요. 그렇지만 그들 중에도 고마운 사람은 있게 마련이지요. 그렇다고 큰 선물을 하면 받는 사람이 부담스럽죠. 그들을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하는 게 샐러드용 드레싱입니다. 기름진 명절 음식을 먹은 뒤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사람에겐 소화제, 속이 좋은 사람에겐 웰빙식을 보내는 셈이죠. 파인애플 드레싱은 소화를 돕고 피로회복에도 좋아요. 흑임자 드레싱은 뼈를 튼튼하게 하고 속을 편하게 한답니다.

.파인애플 드레싱 재료=파인애플 4쪽, 머스터드소스 1작은술, 올리브오일 1/3컵, 식초 1.5큰술, 설탕 1큰술, 양파 1/4개, 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흑임자 드레싱 재료=두부 1/2모, 포도씨유 1.5큰술, 식초 2큰술, 꿀 1.5큰술, 검은깨 6큰술, 간장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만드는 법=파인애플 드레싱은 양파와 파인애플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나머지 재료와 함께 믹서에 갈아줍니다. 흑임자 드레싱은 두부를 전자레인지로 살짝 익힌 다음 나머지 재료와 함께 믹서에 갈아줍니다.

.포장으로 정성.감동 두 배=잼이나 양념 등은 다 쓰고 남은 투명한 유리병을 활용해 담아주세요. 메모장에는 기본적으로 드레싱과 어울리는 채소나 과일을 적어 줍니다. 오래 두고 먹지 않도록 만든 날짜와 유효기간을 표시하고 냉장 보관할 것도 주문합니다. 두 가지 드레싱과 함께 미니 허브 화분을 함께 담으면 웰빙 선물바구니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됩니다.

3 등갈비 강정  어린이·청소년 있는 집에 별식으로

요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립(등갈비)을 이용한 요리랍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인 제 또래를 겨냥한 선물입니다. 등갈비를 튀겨 포장하고, 소스까지 따로 담아 5분 안에 후다닥 만들어낼 수 있어요.

.재료=돼지등갈비 1kg, 녹말가루 1/2컵, 식용유 적당량

.소스 재료=다진 마늘 2큰술, 다진 생강 1큰술, 대파 1뿌리, 마른 고추 1개, 술 3큰술, 식초 2큰술, 설탕 4큰술, 간장 3큰술, 굴소스 1작은술, 물 3큰술

.만드는 법=돼지 등갈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1시간가량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합니다. 물에서 건져 물기를 없애고 녹말가루를 입혀 뜨거운 기름에 튀겨냅니다. 대파는 채를 썰고, 마른 고추는 씨를 빼고 가늘게 썹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마늘.생강.대파.마른 고추를 넣어 볶다가 나머지 소스 재료를 넣고 끓이면 됩니다.

.포장으로 정성.감동 두 배=튀긴 등갈비는 식혀서 쿠킹호일로 싸서 일회용 투명박스에 다시 담아 한지 등으로 포장하세요. 소스는 주스 병이나 잼 용기에 따로 담습니다. '작은 정성으로 마음을 담았습니다. 드실 땐 프라이팬에 튀긴 등갈비를 넣고 소스만 부어 볶아내면 됩니다'라는 메모를 작은 액자에 넣고 박스에 매달면 예쁜 카드가 된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