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세종병원 황흥곤 박사 새 심혈관중재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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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황의 기술을 배우고 싶다.'

황의 기술이란 세종병원 황흥곤(사진) 박사가 고안한 심혈관중재술의 새 기법. 그의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미국.일본.중국 등 의사들이 시연을 요청해와 화제다. 그가 개발한 방법은 고난도의 관상동맥수술이다. 주로 막힌 부위가 길어 스텐트를 두 개 집어넣어야 한다거나 혈관이 Y자로 갈라지는 곳이 대상이다.

지금까지 수술은 두 개 이상의 스텐트를 연결할 경우 가는 스텐트를 먼저, 굵은 스텐트를 나중에 삽입했다. 이 방법의 문제점은 연결부위가 불안정하다는 것. 공간 확보를 위해 풍선으로 압력을 높이다 보면 혈관벽이 상처를 입어 재협착 가능성이 높아지고, 스텐트가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굵은 스텐트를 먼저 집어넣고, 가는 스텐트를 굵은 스텐트 안쪽을 통해 삽입했다. 이때 가이딩 카데터를 사용하는 등 그의 독특한 기술이 적용됐다.

그는 또 재협착률이 높은 가지혈관에서도 그만의 새로운 방법으로 협착을 줄이는 방법을 고안했다. 황 박사가 개발한 이 방법은 해외 의사들에게는 '황의 기술(Hwang's Technique)로 알려져 지금까지 일본.유럽 등 해외에서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도 5000여 명의 심장내과.흉부외과 의사들이 참여하는 일본 CCT학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연을 한 데 이어 뉴욕 메디컬 칼리지와 중국 20여 개 도시와 대만.말레이시아 등에서 시연 요청을 받아놓은 상태다.

현재 심혈관중재술은 재협착을 막는 약물 코팅 스텐트가 도입된 이후 4% 이하로 줄어들어 혈관을 이어붙이는 심혈관우회술을 대체하고 있다.세종병원의 경우 심혈관중재술은 10년 전인 1996년 197건(전체 관상동맥수술 환자 중 67.0%)에서 지난해 976건(91%)으로 5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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