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세웁시다”/미서 대규모 모금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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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모두 천만불 목표… 92년 완공/부시등 정ㆍ재계인사 천여명 참석
【워싱턴=한남규특파원】 미국의 한국전 참전기념비 건립모금을 위한 대규모 행사가 1일 저녁 워싱턴의 쇼램호텔에서 열렸다.
리셉션ㆍ만찬ㆍ여흥 등으로 이어진 이날 모임에는 부시대통령을 비롯해 한국전에 참전했던 에드워드 케네디,존글렌의원 등 상ㆍ하원의원 40여명과 정계ㆍ재계 등 각계 인사 1천여명이 참석했다.
○백악관 건너편에 건립
특히 이날 한국전기간중 한국을 여러차례 방문,위문공연을 가졌던 명코미디언 보브 호프와 여가수 로즈메리 클루니가 여흥을 맡아 한국전 당시를 회고했으며 이번 행사의 후원자인 삼성그룹의 이건희회장등 약 30명의 저명인사들이 부시대통령과 별도로 리셉션을 가졌다.
백악관 길건너 링컨기념관앞 약 2천4백평의 대지에 1천만달러의 예산으로 기념비건립을 추진,지금까지 6백만달러(약 42억원)를 모은 미국의 한국전 참전재향군인회(회장 리처드 스틸웰 전주한미군사령관)는 이날 행사 참석인사들로부터 1백만달러의 모금을 계획하고 있으며,만찬등의 직접행사경비는 삼성그룹의 이회장이 전액 지원했다.
9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한국전 참전기념물은 단순한 기념비가 아니라 행진하는 미군병사 38명의 입상조각,주변 축조물,이를 둘러싼 관상목조경으로 구성되는 복합적 작품이다.
미 연방정부 소유지를 사용해야 하는 이 건설계획을 위해 미 의회가 법안을 의결,86년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서명했다.
○20만불 내놓은 교포도
한편 이날 모임에는 한국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 『3일의 약속』의 판매수입 20만달러를 건립기금으로 내놓은 교포의사 정동규씨도 참석했다.
부시대통령은 이날 만찬연설을 통해 『우리가 한국전에서 쟁취한 자유수호는 오늘 세계도처에서 전개되고 있는 민주주의 행진의 기반을 구축했다』고 말하고 앞으로 세워질 기념조형물에서 성조기를 향해 행군하는 38명의 병사모습에 이 민주주의 행진이 담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전은 역사상 최초로 공산주의 물결을 역류시킨 전쟁이었다』는 지적,『그동안 때때로 이 전쟁의 승리가 역사에 의해 망각돼왔다』며 참전기념물이 없었던 점을 아쉬워했다.
○기념은화도 만들 계획
그는 한국전에서 피를 흘린 용감한 병사들 때문에 이제 한국이 자유선거를 통해 민주주의 정부를 만들고 국가안보를 유지하면서 세계경제세력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틸웰예비역대장은 역사적인 워싱턴 사적지에 기념물을 세워 한때 잊혀졌던 한국전 재향군인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틸웰장군은 올해 6ㆍ25전쟁 40주년을 맞아 5백만명의 미 재향군인들로부터 1달러씩 성금을 모으는 운동과 액면가 1달러짜리 참전기념 은화주조 법안추진등 다양한 모금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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