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한라비발디 청약 열기 여섯가지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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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신도시 한라비발디의 청약경쟁률을 시사하는 바가 많다. 분양시장, 넓게는 주택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4대 1의 경쟁률은 만만한 경쟁률이 아니다. 모두 중대형 평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정도 경쟁률은 판교를 제외하고 올 들어 인기를 끈 하남시 풍산지구 중대형과 비슷하지만 풍산지구는 넓게 봐서 강남권 수요가 관심을 가질만한 데이고 파주는 강북 위주라는 점을 보더라도 높다고 할 수 있다.

고분양가 논란까지 겪었고 건교부가 나서서 "나중에 나올 집이 싸다"고 경고했는데도 청약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이유는 뭘까요.

첫번째로 고분양가 논란과 건교부의 청약자제 등 가격 문제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한라비발디의 경쟁률을 높였다고 볼 수 있다.

판교신도시 중대형에 이어 파주신도시, 은평뉴타운 등 대규모 개발지역마다 고분양가 논란을 겪는 것을 본 청약수요자들은 '분양가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최근 천안시의 판결에서 보여지듯 자치단체의 분양가 규제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 터다.

때문에 건교부가 한라비발디 이후 물량의 가격이 한라비발디보다 쌀 것이라는 주의에 청약자들은 귀기울이지 않았던 것이다. 반대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받아들인 셈이다.

두번째로 최근 기존 주택시장의 기류도 작용했다. 전세난이 심해지고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담합이든 어떤 이유로든 곳곳에서 집값이 들썩거릴 분위기다. 특히 파주신도시 수요가 많은 인근 고양시 일대에서 일산 신도시를 비롯해 곳곳에서 최근 몇달새 담합과 분당 등과 비교한 '상대적 저평가' 인식 등으로 집값이 많이 오른 것도 작용했다.

주변 지역들에서 집값이 움직이자 내집 마련 수요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게다가 일산신도시의 경우 기존 시세가 파주보다 평당 300만원 이상 비싸 낡은 집에서 큰 평형으로 갈아타고 싶어도 가격 부담 때문에 옮기지 못하는 대체 수요들이 일산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전매제한 부담 적은 것도 주효

세번째로 전매제한의 부담도 덜했다. 비발디 이후 파주신도시 물량은 전매제한 기간이 계약 후 5년인데 한라비발디는 입주 후 전매가 가능하다. 한라비발디의 경우 전매제한 규제가 강화되기 전(2006년 2월 26일)에 사업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1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비과세를 받으려면 3년은 더 갖고 있어야하기 때문에 양도차익을 노리고 입주 후 곧장 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전매제한이 짧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재산권 제약이 덜하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하다. 사정에 따라 언제든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한라비발디 이후 물량은 어쩔 수 없는 사정에 따라 전매하더라도 주택공사에 금융비용만 받고 팔아야해 어쨌든 전매될 때까지 갖고 있어야하는 물량이다.

분양가 6억 미만, 유일한 중대형 단지 등도 청약열기 지펴

네번째로 가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업체가 분양가를 6억원 이하로 맞춘 것도 청약자들이 자금부담을 덜 느끼게 했다. 파주지역은 투기지역이어서 분양가가 6억원이 넘으면 DTI를 적용받아 대출한도가 그렇지 않을 경우 40%보다 크게 줄어든다. 업체측은 40평형이야 6억원 밑이지만 47,48평형도 기준층과 최상층의 가격을 5억9990만원으로 6억원 기준선보다 10만원 여유를 두고 책정했다.

다섯번째로 입지여건도 좋았다. 중앙공원 옆이고 인근에 학교도 가깝다. 파주신도시에 들어설 40여개 단지 중 가장 좋은 단지는 아니지만 'A'급 입지여건인 것이다.

여섯번째로는 평형구성이 모두 중대형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파주신도시에 유일한 중대형 단지인 것이다. 앞으로 나올 중대형은 같은 단지에 20~30평대 중소형과 같이 들어선다.

한라비발디는 이처럼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해 예상 이상의 인기를 끌었다. 분양 지연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던 파주신도시에 대한 기대감도 키워놓았다.

한라비발디를 통해 청약자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후 관심 물량인 은평뉴타운 역시 높은 분양가 논란에도 청약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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