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동물사랑」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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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정부가 동물학대를 금지하는 내용의 「동물애호법」을 제정키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23일 오후9시10분 캐세이 퍼시픽 420편으로 한국을 방문한 국제동물보호재단 브라이언 데이비스회장(55·영국)은 이어 『법제정을 계기로 동물사랑운동이 널리 전개되기를 기대한다』며 밝게 웃었다.
야생동물영화 시나리오 작가이자 제작자이기도한 데이비스씨는 65년 물개영화를 만들던중 남획현장을 목격, 이의 방지를 위해 「물개보호재단」을 설립했고, 69년 모든 동물로 그 대상을 넓혀 현재의 IFAW를 창설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데이비스씨는 국내 TV프로그램 「동물의 세계」「동물의 왕국」등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도 낯익은 인물.
IFAW는 현재 전세계에 70만여명의 후원자를 갖고 있으며 미·영·불등 7개국에 지사를 두고 동물 모피코트 반대, 실험용 동물학살행위 반대등의 활동을 펴고있다.
『동물에 대한 사랑을 동물에 대한 사랑으로 그치는것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에 대한 사랑으로 넓혀가자는 것입니다.』
IFAW는 전세계후원자의 헌금으로 운영되며 각국의 동물애호법제정등에 대한 압력을 행사, 노태우대통령의 유럽순방기간중 시위를 벌이기도했다.
노대통령은 이에 따라 유럽순방기간중 주영대사로부터 IFAW의 운동실태에 관한 보고를 받고 『「동물애호법」제정 추진을 검토하라』고 지시, 정부가 최근 공개장소의 도살행위금지및 동물학대행위에 대한 처벌을 내용으로하는 법안을 올 정기국회에 상정키로 하기에 이른 것이다.
데이비스씨는 5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외무부·보사부·치안본부등 정부및 민간의 관계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동물애호법」제정경위및 배경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뒤 용인자연농원·경주고적지등도 방문, 관광과 함께 민간인들의 동물애호사상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데이비스씨는 영국출신으로 19세때 캐나다로 이민했으며 함께 온 부인 글로리아 데이비스씨(38)는 미국인. <권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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