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용품·장난감에 외국어이름 "난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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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민학교뿐 아니라 중·고교생들이 사용하는 학용품과 어린이들의 장난감, 놀이공원의 놀이시설 이름이 대부분 외국어여서 장차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이 순수한 우리정신과 주체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문화부는 「화법표준화및 국어순화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내 대형백화점 4곳, 문구점및 공원의 놀이시설등을 대상으로 지난달19일부터 4월7일까지 조사해 이같이 밝혀내고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대형백화점은 롯데·미도파·현대·롯데월드등 4곳이고 문방구는 초·중·고교앞 문구점 40개소, 놀이공원은 롯데월드 어드벤처, 용인자연농원, 과천 서울랜드, 드림랜드, 서울어린이대공원등 5개소.
학용품은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2천4백20종과 특허청에 등록된 1천6백31종등 모두 4천31종을 조사한 결과 외국어이름이 68.4%, 우리말로 된 것은 불과 19.8%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는 국어와 외국어 혼용.
또 과자류·장난감 18개품목 2천91종의 이름을 조사한 결과 외국어 55.7%, 우리말24.8%등 학용품과 비슷한 외국어오염현상이 나타나 우리의 초·중·고교생들이 주체성상실의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대형 놀이공원의 시설이름도 평균 44%가량이 외국어로 표기되었거나 외국어를 우리말과 혼용한 국적불명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부는 간판·상품명·방송등에서 외국어를 남용, 언어의 혼란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결론짓고 아름다운 정신이 깃든 우리말을 가꾸고 살리는 작업을 펴나가기로했다.
문화부는 정부관련부처및 언론사·기업들과 협조해 외국어 상품명을 우리말로 바꾸는 운동전개와 함께 기업의 요청이있을 경우 상표이름을 우리말로 짓도록 연구단체와 연결시켜주기로 했다.
이와함께 상표등록때 우리말 상표를 등록하도록 관계기관과 협조, 기업체에 권장하는 작업도 진행키로 했다. <김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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