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평양식당서 남북인사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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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주영씨 북측 최홍희와 방북얘기 나눠/공영사처장 “피해야할 아무런 이유없다”
모스크바의 한국식당은 남북한 인사들이 비공식적으로 만나는 장소가 돼 있으며 이곳에서의 남북한 만남은 예상과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라고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지가 모스크바발로 보도했다.
다음은 이 신문 기사의 요약.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관 직원들과 서울에서 온 한국기업인들은 모스크바시내 북한식당 「평양」에서 만나 함께 음식을 들면서 서로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북한을 대표해 최홍희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씨는 현재 국제태권도연맹(ITF)총재이자 전직한국군장성출신으로 14년전 한국을 떠나 북한으로 간 인물이다.
서울에서 온 사람들은 한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모두가 내노라하는 재계의 거물들이었다.
이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가졌다.
이들이 만난 「평양」식당은 소련 국영모스크바식당연합이 북한과 합작으로 관리ㆍ운영하는 식당이다.
식당측은 『남조선기업인들은 덜 까다로운 편으로 개업후 7개월동안 1천2백명의 기업인ㆍ상사주재원들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지난번 60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공장설립과 시베리아목재수입문제를 협의키 위해 모스크바에 왔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도 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적이 있다.
정회장이 식사하던 방의 바로 옆방에선 양복옷깃에 김일성의 배지를 단 북한외교관들이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해 주목을 끌었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는 최홍희씨가 소련과 북한의 군인사들을 접대하고 있었다.
최씨가 식당을 막 빠져나오는 길에 정회장을 만나 잠시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도 어느덧 그들의 대화는 통일문제로 옮아가 있었다. 최씨는 지난해 있었던 정회장의 북한방문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공노명 주모스크바 한국영사처장은 『피해야할 아무런 외교적인 이유는 없다』고 강조하고 『남북관계도 모스크바에 남북외교관계사이와 같이 변해야 한다고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부임한 손성필 모스크바주재 북한대사가 초빙한다면 기꺼이 참석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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