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사회주의실험은 실패”/자유총연맹 국제심포지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스웨덴식 복지사회가 궁극적인 목표/사유재산주축 시장경제 확립 서둘러
현재 동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변화는 사회주의라는 역사적 실험이 실패로 끝났고 그것을 되살릴 방법이 더이상 없음을 동유럽 각국 지도자와 국민들이 인식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방한중인 동유럽전문가들이 주장했다.
이들은 또 동유럽국가들이 추구하는 길은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제3의 길」이 아니라 과거 그들이 경험한 바 있는 자유시장 민주주의로의 복귀라고 말했다.
한국자유총연맹(총재 정일권)은 1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폴란드 외무차관 예르지 마카르지크박사와 헝가리 국제관계연구소장 페테르 하르디박사를 초청,「동구혁명의 본질과 미래」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하르디박사는 헝가리에서 사회주의의 해체는 56년 헝가리혁명으로부터 시작돼 긴 역사적 과정을 겪었으며 마찬가지로 시장민주주의를 확립하는데도 오랜 과정의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헝가리에서 사회주의 실험은 실패했으며 새 정치지도자들이 추구하는 길은 스웨덴식 복지사회라고 말했다.
하르디박사는 이어 헝가리는 현재 서방과 동아시아국가들로부터 강력한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이를 위해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외국인의 1백% 주식소유를 허용하며 이익금 전액 송금을 허용하는 등 대대적인 개방조치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폴란드 비공산정권의 장래」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마카르지크외무차관은 전후 냉전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으며 폴란드는 냉전종식의 선구역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마카르지크차관은 지금 폴란드에서 「느린 개혁」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전면적 개혁만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하고 경제 개혁은 물론 사유재산제도가 주축이 되는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마카르지크차관은 현재 폴란드의 최대관심사중 하나가 되고 있는 독일통일에 따른 국경문제에 대해 새 독일은 폴란드가 50년 동독,그리고 70년 서독과 맺은 조약에 명시된 「현존국경」인 오데르­나이세선을 반드시 준수해야하며 통독후 국경선 변경에 관한 어떠한 논의도 배제한다는 내용을 새로운 조약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존 국경의 유지가 앞으로 폴란드 대독외교의 기본원칙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같은 기본원칙을 보장하기 위해 폴란드는 통일독일이 중립화돼서는 안되며 나토와 EC에 계속 남아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정우량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