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세차·대형마트 아르바이트도 "취업했다" 분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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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의 '2006년 대학교 취업통계조사 결과' 발표(9월 말)를 앞두고 취업률이 100%에 육박한다고 밝힌 5개 대학(4년제 3곳, 전문대 2곳) 졸업생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실제 취업률은 68%에 불과했다고 매일경제가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실제 취업에 성공한 학생들도 고용 형태나 임금 등 근로조건이 우리 사회 평균수준을 훨씬 밑돌았고, 취직했다가 2 ̄3개월 만에 그만두는 비율도 높았다고 전했다. '취업률100%'를 맞추기 위해 마구잡이 취업을 강제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대학들이 내놓는 취업률이 실제 구직 현장 체감도와 다른 이유는 대학들이 아르바이트를 정규직으로 집계하는 등 취업률을 부풀리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취업률 높이기에 집착하는 이유는 취업률이 곧 대학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취업률이 대학을 선택하는 중요한 잣대로 적용되는 지방일수록 통계왜곡 현상은 심해진다. 이 같은 취업률 '뻥튀기'는 결국 정부 통계 왜곡으로 이어진다.

고용의 질 역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 대상자 중 취업에 성공한 졸업자들이 받는 평균 연봉은 4년제 대학 1922만원, 전문대 150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4일 연봉정보사이트 '페이오픈'이 대졸자 8016명과 전문대졸 2240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대졸 초임 통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르면 대졸자 평균 연봉은 2327만원, 전문대는 1976만원으로 집계됐다. 4년제 대학은 400만원 이상, 전문대는 470만원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2년제 대학 졸업생 중 취업자 평균 연봉 분포도를 보면 1500만원 이하가 61.5%나됐다. 특히 한 달에 100만원도 받지 못하는 사람도 30.8%나 됐다.

취업자 대부분이 단순 사무직이나 단순 노동에 종사한다는 의미다. 사실 이들 초임연봉 1504만원은 고졸 초임 평균보다 낮다.

4년제는 2000만원 이하가 70.2%였고, 한 달에 100만원도 받지 못하는 사람도 15.9%였다. 특히 취업률 100%를 자랑하는 지방 A대는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2000만원이하였다. 취업률을 높인다는 미명 아래 취업의 질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권고하는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 기준에 따르면 고용안정성과 직무 만족도가 높고 임금은 연봉 2600만원 정도 되어야 한다. 이 기준에따르면 이들 취업자 중 ILO 기준에 부합하는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한 사람은 6명(6%)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취업자 대부분 현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낮았고 이와 비례해 이직을고려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현 직장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인 취업자는 44%였고,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은 50%였으며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 중 27%도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매일경제는 전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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