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스24시] 인기 끄는 고민 해결사 '넷멘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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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3년 전 이혼한 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세 살 아래 이혼남과 교제 중인데 자꾸 결혼하자는군요. 전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막무가내로 서두르는 남자가 철없어 보입니다. 그런 갈등이 싫어 이혼했는데 또 그렇게 싸울 바에야 계속 혼자 사는 게 낫지 않을까요?"

상담심리사 이주은(40.사진)씨의 조인스 블로그(blog.joins.com/agnes831)에 가면 이 고민의 답을 얻을 수 있다.

이씨가 두 달 전 올린 이 글은 현재 조회수가 2만3700건을 넘어섰다. 이 글에서 이씨는 이른바 '사랑의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보따리에는 세 개의 구슬(존중.인정.신뢰)이 들어있다. 사랑의 포장보다는 그 내용물로 판단하라는 충고다. 이씨는 '위기의 부부' 전문 멘토다. 지난 7월 조인스닷컴에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네티즌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씨의 멘토링은 사뭇 파격적이다. 남편의 외도에 '사생결단'을 외치는 고민녀에게 그는 "외도를 부른 남편의 외로움을 아느냐"고 반문한다. 이혼을 결심한 부부에게는 "당신들은 파트너가 바뀐다고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일침을 놓는다. 문제는 배우자가 아니라 자신에게 있다는 것.

이씨는 3년 전 이혼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부부 전문 멘토가 된 것이다. 그는 "내게도 멘토가 있었다면 이혼은 했어도 상처는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혼보다 더 아픈 게 이혼 과정이기 때문이란다. 3년간 이혼소송으로 고전하는 동안 그녀는 가톨릭대 상담심리 대학원을 다녀 부부문제 멘토가 됐다.

그간 수백 쌍을 상담해 보니 이혼이 꼭 필요한 경우는 30쌍당 1쌍 정도라는 게 이씨의 주장. 최소한 30번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혼을 결심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이씨처럼 인터넷에서 맹활약하는 멘토(넷멘토) 중에는 익명의 아마추어도 많다.

팟찌닷컴의 쇼핑메이트(patzzi.com/mate) 검색창에 쇼핑 관련 질문을 올리면 즉각 답이 나온다.

아이디 'element7'이 "골드 슈즈와 핑크 슈즈 중 무엇을 살 것인가" 물어보자 쇼핑메이트 '수다스런 고양이'가 "골드 슈즈에 청바지, 블라우스나 튜닉 스타일의 상의, 클러치 백을 들라"고 답변한다.

아이디 'nonno0323'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을 책을 골라 달라고 하자 쇼핑메이트 '하하양'이 '공중그네'를 추천하며 "지하철에서 웃느라고 내릴 곳을 놓쳤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아이디 'wowjey'가 "여드름 피부에 각질이 많다"고 하자 쇼핑메이트 'kissmaum'이 집에서 만든 흑설탕팩을 추천한다.

팟찌닷컴의 토닥게시판(patzzi.com/todak)은 연애.부부문제.직업.성(性).성격 등의 고민을 유저들끼리 상담하고 조언하는 커뮤니티다. 여기에 닉네임 '끝낼까'가 "우연히 알게 된 자신의 과거 연애 경험 때문에 애인이 괴로워한다"는 고민을 올리자 닉네임 '과거'는 "상대의 추억까지 질투하는 남자와 헤어지라"고 충고한다.

닉네임 '착잡'이 "경제적 문제로 다툴 때마다 남편이 '네가 먼저 하자고 해서 한 결혼'이라고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자 익명의 멘토들이 자기 일처럼 그녀를 위로한다.

닉네임 '바야바'는 "종이에 왜 화가 나는지 적어가면서 싸워보라"며 "그러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상대방의 진짜 속마음을 알게 된다"고 처방을 내린다.

조인스랜드 커뮤니티(joinsland.com/Community)의 '내가 고수' 코너에서는 부동산 투자 멘토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가이드를 얻을 수 있다.

이임광 조인스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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