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다시 긴장 고조/모든 외국인에 철수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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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군 “탈영병 잡는다”대규모 수색작전/공화국 의장 “공개적 공격”비난
【모스크바ㆍ빌니우스 외신종합=연합】 소련군이 27일 새벽 소련군을 탈영한 리투아니아 출신 병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벌이고,이어 리투아니아 공산당 본부 건물을 점거함에 따라 리투아니아 사태가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소련 관리들과 목격자들은 소련군이 이날 새벽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와 제2도시 카우나스에 있는 최소한 세군데의 병원을 덮쳐 이들 병원에 은신하고 있던 수십명의 탈영병들중 23명을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탈영병들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소련군은 이어 지난해 12월 소련 공산당으로부터 탈퇴를 선언했던 리투아니아 공산당 본부건물까지 점거,소련군에 의해 점거된 공산당관계 건물은 5개로 늘어났다.
소련군의 이같은 조치는 리투아니아 정부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으며 리투아니아 지도자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긴급 회담을 요구하는 한편 체포된 탈영병들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란스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최고평의회 의장은 이날 성명을 발표,소련군의 이같은 행위를 「공개적 공격행위」라고 비난했다.
소련군 지상군사령관 발렌틴 바렌니코프장군은 이날 소련군 공수부대가 23명의 탈영병을 체포했다고 말하고 한 병원에서는 탈영병들이 특수훈련을 받고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관영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프랑스를 방문중인 야조프소련국방장관은 27일 소련군이 리투아니아에서 무력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부인하고 리투아니아문제는 평화적 수단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조프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리투아니아 영토내에서는 어떠한 군사행위도 없었다. 모든 것이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해결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련군들이 탈영한 리투아니아인 병사들을 체포한 것과 관련,『탈영병들은 그들이 속해 있던 소속부대로 귀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리 그레미츠키크 소외무부 대변인은 『현재 리투아니아에 체류중인 외국인에게 국경밖으로 떠나 당분간 재입국을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히고 현재 리투아니아에서 활동중인 외국기자들은 미리 신고한 기간동안은 머물도록 허용될 것이나 추가로 여행하려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이미 지난주말부터 외교관들의 리투아니아 방문이 금지되고 있으며 기자들의 여행허가도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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