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 통해서만 뉴스 콘텐트 배포 외국통신사들 반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중국이 외국 통신사 뉴스 콘텐트의 중국 내 배포를 관영 신화통신사가 통일적으로 관리하도록 한 것에 대해 외국 언론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은 국가의 중요한 이익을 해치는 외국 통신사의 콘텐트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해외 언론매체에 대한 통제를 한층 더 강화하는 규정을 1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외국통신사의 뉴스.정보 중국 내 배포 관리 방법'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뉴스와 정보를 배포하려는 외국 통신사는 신화통신의 허가를 받아 신화통신에 의해 지정된 기구로 하여금 배포를 대행하게 했다.

이에 따라 외국 통신사는 중국에서 직접적인 뉴스.정보 서비스 회원을 확보하기 위한 고객 유치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반대로 신화통신은 외국 통신사가 중국 내에서 배포하는 뉴스와 정보에 대한 선택권을 갖게 됐으며, 배포가 금지된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경우 삭제할 수도 있다. 규정을 위반하는 외국 통신사에는 그 정도에 따라 경고, 기한 내 시정, 일시 배포 중지 또는 배포 자격 취소 등의 제재 조치를 직접 내릴 수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WSJA)은 "중국 정부가 신화통신을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언론사로 키우기 위한 특혜"라고 13일 보도했다. 정보 통제의 목적도 있지만 로이터.블룸버그.다우존스 등 외국 통신사의 시장 확대를 막고 이 자리를 신화통신이 차지할 수 있도록 배려한 측면이 강하다는 주장이다.

다우존스 중국지사장 출신으로 현재 중국에서 투자뉴스 제공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제임스 맥그리거 사장은 "외국 통신사들이 이번 조치에 강력히 대응하지 않는다면 향후 신화통신과의 중국 내 경쟁에서 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해외 뉴스 콘텐트 시장 규모는 연간 1억 달러(약 960억원) 수준이다.

강병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