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공장도 가격보다 싸게 파는 곳도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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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공장도가격을 정할 때는 원료인 원유값과 여기서 휘발유.경유 등을 뽑아내는 데 필요한 비용, 적절한 이윤 등을 고려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에요. 국제 시장에서 휘발유.경유 등이 어떤 가격에 거래되는가 하는 거죠. 정유사로서야 값을 높게 받을수록 좋겠지만, 그랬다가 다른 업체가 더 싼 외국산 석유를 수입해 팔면 고객을 놓치게 되겠죠. 그래서 대체로 정유사들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맞춰 국내 공장도가격을 정한답니다.

하지만 이 공장도가격에 문제가 있어요. 유명무실하다는 거죠. 공장도가격이란 생산업체가 "우리 제품을 이 값에 공급하겠다"고 정한 거예요. 그런데 앞에서 보듯 이런저런 할인을 해주고, 게다가 대리점이나 주유소마다 다른 값에 기름을 대주면 공장도가격이란 게 의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더해 소비자를 현혹시킬 우려도 있어요. 어느 정유사가 "휘발유 공장도 가격이 ℓ당 1400원"이라고 발표했다고 하죠. 이를 들은 소비자는 주유소에서 '1ℓ에 1550원'이라는 가격 팻말을 보고 적당한 값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공장도가격보다 훨씬 싸게 받는 주유소라면 소비자 모르게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지 않겠어요. 그래서 "소비자들의 권익을 생각해 정유사가 실제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투명하게 밝힐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답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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