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청와대 사과 '일축'

중앙일보

입력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 문제에 13일 청와대가 사과 의사를 전했다. 열린우리당이 야 3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국회 법사위 청문회를 열기로 한 데 이어 나온 발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수용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해 한나라당이 사실상 청와대와 야 3당에 홀로 맞서는 1:4 구도가 그려지고 있다고 노컷뉴스가 13일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 날 이병완 비서실장 명의로 "일부 절차적 문제를 충실히 챙기지 못함으로써, 국회에서 논란이 빚어졌다"며,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대통령이 헌법재판관 중에서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한다는 원칙을 어겼기 때문에 전효숙 후보자의 헌재소장 임명은 원천무효"라는 당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비서실장 명의의 청와대 사과에 대해서도 "형식적으로도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진정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소장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인 '수요모임'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남경필 대표는 "대통령이 헌재재판관을 다시 임명해 법사위 인사청문회를 한 뒤 헌재소장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회 동의를 받는 것이 법 위반 소지를 없애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야 3당이 제시한 법사위 청문회를 받아 들이는 것 역시 편법에 불과하다"며 비교섭 야 3당의 중재노력을 평가절하했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성의를 보인 만큼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