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발가벗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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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나 투자대상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만큼 베일에 가려져 있던 헤지펀드가 투명해진다.

헤지펀드와 헤지펀드를 운영하는 매니저에 대해 신용등급이 매겨지고, 헤지펀드에 대한 평가나 통계도 늘어난다.

12일(미국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는 헤지펀드와 헤지펀드 매니저에 적용하기 위해 새로운 신용평가 기준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S&P의 타냐 아자크 상무는 "헤지펀드 평가 기준은 지배구조 및 법적 문제, 비영업부서 문제를 포함해 영업 위험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헤지펀드에 대한 평가 기준은 깊이 있는 계량 분석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아자크 상무는 덧붙였다.

아자크 상무는 "헤지펀드의 신용 의무 불이행(디폴트) 여부에 대해 등급을 매길 것이나 펀드의 미래가치나 펀드 자산의 신뢰성에 대한 의견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펀드의 운영이 잘못되면 유동성 위험이 따르는 만큼 펀드의 운영은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아자크 상무는 설명했다.

헤지펀드에 대한 회계자료나 통계, 평가도 늘어난다. 세계 최대은행인 씨티그룹은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에 헤지펀드 관리회사를 차렸다. S&P는 이 곳에서 헤지펀드에 대한 평가 및 통계, 관련 보고서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헤지펀드가 점차 양성화, 제도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이 헤지펀드에 대한 정보가 증가하는 것은 수요 때문이다. 헤지펀드들은 보수적인 투자자로 알려진 연기금으로부터 투자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영업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위험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헤지펀드 투자에 대해 정확한 평가나 정보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S&P의 아자크 상무는 "헤지펀드들은 다양한 종류의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전보다 나은 투명성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도 관련 사업이 발달하는 이유다. 시장조사 회사인 유레카헤지펀드는 아시아 헤지펀드 시장의 규모는 올해 배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에는 720개에 이르는 헤지펀드가 투자하고 있으며, 이들 펀드가 관리하는 자금만 1000억달러의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씨티그룹의 증권 및 펀드 서비스 부문 세계 판매 책임자인 리차드 어네스티는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대해서도 연기금 펀드와 같이 투명함을 요구하고 있어 헤지펀드 관리 사업이 활황할 것"으로 전망했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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