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관련 세미나로 미학계 관심모아/미 컬럼비아대 한국연 폐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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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학당국 지원 안해 재정난
한국역사 연구와 한반도문제 전문세미나 등으로 미 학계와 정계의 인정을 받아온 컬럼비아대 한국연구소(소장 게리 레드야드교수)가 재정문제로 폐쇄위기에 놓였다.
이 연구소의 스티븐 린튼 사무국장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최근 한국정부로부터 미 교과서의 한국사 왜곡 실태조사및 시정프로젝트를 의뢰받고 대학당국에 이를 신청하자 대학당국은 충분한 자금 기반없는 한국연구를 더이상 지원할 수 없다면 연구소의 폐쇄를 요구했다.
이 연구소는 한국사를 전공한 레드야드교수의 자비로 지난 10여년간 이대학 동아시아연구소의 한부분으로 운영되어 오다 지난해 1월 컬럼비아대 출신인 현홍주법제처장과 신명수 동방유량회장 등이 50만달러의 기금을 만들어 이 대학에 전달함으로써 공식연구기관으로 활동을 시작했었다.
지난 1년사이 이 연구소는 9건의 한반도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고 남북한 영화상영등 미국인들에게 한국문제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 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는 「고르바초프와 한국문제」 「한국의 통일정책」 「미­북한관계」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세미나에는 이홍구 통일원장관과 소련및 북한전문가인 한국인2세 레이 김교수,미정부의 북한담당관 및 남북한외교 무역관계 인사들과 미 학계인사들이 초청연사 혹은 토론자로 참여했었다.
지난해 5월 미국 정ㆍ학계 인사들과 첫 접촉을 가진 북한대표단이 이 연구소가 주최한 모임에서 회담성과와 앞으로의 미­북한관계 전망 등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이 연구소는 컬럼비아대가 갖고 있는 명성과 워싱턴 주변에 한국전문연구기관이 없어 한반도문제에 직ㆍ간접으로 관련있는 인사들이 참여,가끔 비공개지만 많은 진실을 밝혀 미 행정부관리들 뿐 아니라 남북한관리들,미 학계인사들의 관심을 모았었다.
이 연구소는 또 지난 가을학기에 정치학과에 「북한정치」,올봄 학기부터 인류학과에 「한국사회」 강의를 개설하는 데도 기여했다.
그러나 컬럼비아대 당국은 이들 강의가 외부강사 아닌 정규교수로 충원되고 한국연구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자금기반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면서 더 이상의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린튼국장은 대학당국이 말하는 재정기반이 정규교수 1명을 둘 수 있는 최소 2백50만달러의 자금마련의 의미하는 데 현재 한국연구소가 이 돈을 마련키는 어려워 4월 예정의 한 세미나를 끝으로 활동을 중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사립대학은 필수과목이나 학교당국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과목외에 특수교과목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해당 교직원들이 일정재원을 마련해야 지원하는 반기업적 제도를 갖고있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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