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종일방송 실시」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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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번주 토론주제인 TV종일방송 실시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투고는 모두 46통(찬성 29, 반대 17)이 접수됐습니다. 니중 찬성 4통, 반대 2통을 소개합니다.

<찬성>

<좋은프로 개발해야>
김향득<광주시 서구광천동118의20>
최근 TV가 방송되지 않는 낮시간에 위성수신 안테나를 통해 일본TV를 시청하는 가정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않아도 서구문화가 여과없이 유입돼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통에 이제는 안방까지 외제 문화가 직송돼 판치게 됐으니 문화침해 현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낮시간 시청자들의 대부분이 미취학 아동이나 주부들임을 감안할때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우리TV의 종일방송 뿐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 TV는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를 나열하는데 그치는 교양프로그램이나 저질·단순 오락성프로그램들이 주종을 이뤄온게 사실이다.
방송사들은 따라서 종일방송에 앞서 단순히 늘어나는 광고물량의 소화를 위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밀려오는 왜색·서구문화로부터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새문화 질서를 창츨해낼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할 것이다.

<유선방승보다 낫다>
정갑숙<경북 안동시화성동157의2 7통3반>
TV가 방송되지 않는 낮시간에 가끔 유선방송을 틀어 놓는다. 그런데 유선방송의 프로그램이 대부분 총싸움·칼싸움과 끔찍한 폭력물, 아니면 어른들이 혼자보기에도 낯뜨거울 정도의 노골적인 정사장면이 많이 나와 어린이들의 정서를 크게 해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아이들이 유선방송에서 나오는 폭력영화를 보고 그대로 흉내낼 때엔 혹시 영화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될 때가 많다.
따라서 방송국이 종일방송을 실시해 보다 유익한프로그램을 개발, 어린이의 정서발달에 도움이 돼 주었으면한다.
이린이 대상 프로에 비중을 두어 어린이들이 여러 가지 학원으로 바쁘게 뛰어다닐 필요없이 TV를 통해서도 학원에서 처럼 배울 수 있다면 현재 문제되고있는 과열과외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보다 득 더 많을 것>
신성범 <서울관악구신림 2동1564의 39>
TV를 바보상자라고 일컬으며 TV유해론을 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TV의 오락적 기능만을 고려한 편견이거니와 현대와 같은 정보시대에는 TV가 갖는 신속하고 생생한 뉴스의 전달기능이 날로 중시돼가고 있다.
또 전력낭비가 심하고 TV 시청 시간이 많아지게 될것은 뻔한 일이나 그렇다고 누구나 보지 않아도 될 프로를 보느라 자기 할일을 소흘히 하지는 않을 것이다. 컬러TV가 나오고 아침방송이 재개됐을 때도 전력낭비·TV과다시청론이 제기됐지만 종일방송 실시에 대해서도 이같은 논리로 반대한다는 것은 지나친 형식논리가 아닐까. 실제 아침방송은 실생활에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수준높은 프로그램개발노력이 전제돼야 겠지만 종일방송 실시로 보다 많은 생활정보를 전달하고 외국의무차별 문학침범에도 대응한다는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본다.

<정보화시대의 추세>
김희주<경기도성남시태평 2동3274의 2>
최근들어 마산·울산·부산뿐아니라 서울지역에서도 일본TV시청률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전 TV 기획물에서도 비친바와 같이 외국TV 시청자들은 주로 낮시간에 너무 무료해서 또는 외국어회화에 도움이 될까 싶어 보게 된다고했다.
산업이 발달하면서 핵가족화되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계층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여가선용을 위해서라도 이젠 우리나라도 TV 종일방송을 검토할 시기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혹자는 TV가 비생산적이고 바보상자라서 지나치게 시간을 허비하게 하며 어린이에겐 시력저하등을 가져다 준다고 지적하나 현대가 정보화시대임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건전하고 유익한프로그램을 보급한다면 교육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더욱이 현재의 외국TV에 대한 무분별한 시청으로 우려되는 문화사대주의도 TV 종일방송으로 어느정도 최소화시킬수 있을 것이다.

<반대>

<과소비풍조 부채질>
서여선<경남진해시도만동도만아파트9동 504호>
TV 종일방송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갖는다.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어느정도의 지식과 생활정보를 주고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종일 방송된다고 할때 이득보다 폐해가 클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TV시청으로 일과에 충실하지 못할수 있을 것이고, 둘째 과소비 풍조와 경제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이때 에너지 낭비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할 것이며, 셋깨 가속화 돼야할 경제발전면에 있어 주부대상의 소비적 프로그램이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지므로 TV종일방송은 시기상조라 생각된다.
그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시기에 나중에라도. 채택가능한 문제는 다소의 불편이 있더라도 뒤로 미룰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난시청해소가 급해>
김복용<제주도서귀포1서홍동445의13>
TV를 바보상자라 부르는이유는 TV가 우리의 사고를 마비시키고 제한하기 때문이 리라.
그렇잖아도 우리 국민들은 독서량이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현격히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TV가 종일방송 된다면 더욱 책을 멀리하게 만들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더구나 TV시청으로 인해 각방면에서 시간낭비, 일의 비능률화가 드러날 것이 뻔하고보면 이에대한 국가적손실도 간과할수 없다.
또한 TV 종일방송이 실시된다면 특히 TV를 즐겨보는 어린이들을 TV앞에만 붙들어 놓아 운동량 부족과 눈의 피로등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개의 주말오후의 프로그램을 보면 재방송이 주류를 이루어 방송프로 개발능력에도 의문을 갖게 한다. 평일 낮방송의 졸속편성으로 인한 전파낭비가 걱정된다는 얘기다.
따라서 종일방송보다 위성발사등으로 난·시청 해소부터 선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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