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20일 북핵 공동발표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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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아태경제협력체(APEC) 1차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9일 방콕에서 한.중 정상회담과 미국 기업인과의 간담회를 열고 북핵 문제 해결과 투자 증진을 위한 전방위 외교를 펼쳤다. 20일 있을 한.미 정상의 '공동언론 발표문'문구를 놓고 양국의 외교부.국무부 실무자 사이의 조율작업도 밤 늦게까지 있었다.

◇방콕에서도 화제가 된 '재신임'=미국 기업인 간담회에서 盧대통령의 소개를 맡은 토머스 도나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12월에 재신임 국민투표 실시를 발표한 것은 철저하고 진정한 개혁의지를 표현할 것으로 본다"고 인사말을 했다.

盧대통령도 대화의 말미에 재신임과 관련, "과거 어떤 시대에 비해 지금 한국의 국민은 정치 투명성에 대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요구를 하고 있다"며 "나도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지만 과거 어떤 지도자보다 높은 도덕적 수준을 갖고 지켜왔다고 자부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사회 전반의 합리성.투명성의 수준을 반드시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노사분규가 잦고 전투적이어서 경제적 손실이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한국의 노사분규가 매년 절반씩 줄어들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적극적인 대한(對韓)투자를 요청했다.

◇한.중, 경제는 신경전=이어 열린 30분간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盧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센저우5호 유인우주선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盧대통령의 6자회담 조기 개최 협력 요청에 胡주석은 "오늘 조지 W 부시 대통령과도 만나 얘기했지만 중국은 각국의 입장을 조율해 6자회담이 계속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胡주석은 그러나 "올해 8월까지 양국 교역이 4백40억달러를 초과한 가운데 한국이 1백68억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며 은근히 무역역조 시정을 요구했다. 盧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의 대중국 흑자 대부분은 우리의 중국 진출기업이 중간 자재 등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한국으로서도 중국의 상품을 좀 더 많이 수입해 균형된 교역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미 공동 언론 발표문=한편 20일 오전 한.미 정상회담 직후 나올 공동 언론발표문엔 민감한 북한의 체제보장과 관련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적극적인 경제지원 입장을 밝히며 북핵 6자회담의 조속한 개최, 한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대한 미국 측의 사의 표명 등을 명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방콕=최훈 기자 ,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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