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인도 업체에 매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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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가 인도 최대의 가전업체인 비디오콘에 팔린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비디오콘.리플우드(미국계 사모펀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8일 밝혔다. 차순위 협상자는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종 입찰서류를 바탕으로 입찰 제시 금액과 입찰 참여자의 자금 조달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며 "이달 중으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디오콘 컨소시엄은 인수가격으로 약 7억 달러(6700억~680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계 펀드인 네오에쿼티는 8억 달러 이상을 제시했으나 심사 과정에서 자금 조달 능력과 인수 의지 등에서 점수를 낮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과 비디오콘 컨소시엄은 약 2주일 뒤 MOU를 교환하고 2개월간의 정밀실사를 거쳐 12월 중순 본계약을 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채권단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지분의 97.5%를 갖고 있으며, 비디오콘 컨소시엄은 이를 모두 인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우일렉트로닉스 관계자는 "비디오콘이 인도 최대의 가전업체이긴 하지만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나 유통망이 약하다"며 "우리의 기술력과 해외 지사망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으면 양측의 윈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사업장 유지와 고용 안정에 대해 비디오콘이 어느 정도 보장해 줄지가 앞으로의 관심사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국내 공장 5곳과 세계 40여 개국에 생산법인 9곳, 판매법인 22곳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매출 2조4000억원에 영업이익 440억원이 목표다.

가전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중저가 시장을 파고들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김창우.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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