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수구 세력이 전작권 반대 'FTA는 제2을사조약' 주장 황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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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완(사진) 대통령비서실장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논란과 관련해 '대선을 겨냥한 음모론'을 제기하면서 야당과 언론을 공격했다. 이 실장은 7일 "전작권 환수 반대론자들의 본질은 이 문제를 안보 불안으로 연결시켜 보수.수구세력을 결집시킴으로써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자기들 손으로 가져가자는 정략적인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의 초청으로 '참여정부의 걸어온 길과 가야 할 길'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 실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세력에 대해 "'제2의 을사늑약'이라는 황당한 선동으로 국민을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권과 한.미 FTA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다음은 강연 요지.

"전작권 환수 반대론자들은 현 정부가 이 문제를 내년 대선을 겨냥해 정치적 음모로 끌고 간다고 주장한다. 전작권 환수는 1987년 노태우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고 집권 후 한.미 간에 협의를 시작했다. 정치적 음모론을 뒤집어 보면 당시 한나라당 정권이 대선 승리를 위해 전작권을 이용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작전통제권과 관련해 국가의 자주성과 국민의 자존심이란 말을 처음 쓴 것도 한나라당 정권이다. …(중략)…한.미 FTA에 반대하는 극단적 주장의 대표적 표현이 '제2의 을사늑약'이다. 이런 선동을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정부가 국민을 속인다고 외치고 다닌다. 개방하지 않는 나라는 모두 망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는 동안 대한민국은 개방의 역사였다. …신문과 방송은 세상을 보는 창인데 그 창이 공정하지 않으면 독자와 시청자가 의식 장애를 일으킨다."

◆ 한나라당, "언론 탓, 네 탓 습관 여전하다"=이 실장의 '대선 음모론'주장에 대해 한나라당 박재완 대표비서실장은 "검은색 안경을 쓰고 보면 온 세상이 검게 보이는 것처럼 자신들이 그런 생각(대선 음모론)을 갖고 있으니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국익을 생각하지 않고 '자주 장사' '표 장사'를 하는 현 정부가 본질을 호도해 한나라당에 덮어씌우고 있다"며 "현 정부의 언론 탓, 네 탓 습관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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