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in] Busan Biennale '바다미술제'로 부산이 훤해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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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잘나가는 부산 영화제에 한몫으로 밀어주지 비엔날레까지 열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 부산비엔날레를 꾸리는 사람들이 자주 듣는 이 소리에 반박할 이유가 생겼다. '2006 부산비엔날레'가 항구도시 부산을 세련된 국제 도시로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5월 27일 에이펙(APEC) 나루공원에서 시작한 특별전 '부산조각프로젝트'가 세계에서 손꼽을 만한 친환경 조각공원을 일구더니, 16일 해운대 해수욕장 언저리서 개막하는 '바다미술제'는 멋진 '퍼블릭 퍼니처'를 부산 시민에게 선물한다. 이만큼 남는 장사를 해주는 비엔날레도 있을까.

'바다미술제' 전시감독인 류병학씨는 "'퍼블릭 퍼니처'는 급진적인 미술의 무기"라며 " 포장시설, 수경시설, 교통시설, 공공시설, 조명시스템, 편의시설, 상업시설, 휴식공간시설이 다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금에서 나오는 예산은 조금 쓰고 대기업에서 뭉텅 끌어온 큰 돈으로 일을 치르니 부산 시민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이라고 자랑했다. 르노 삼성, SK, KTF가 각각 시설물 건축과 작품 제작에 협찬했다. 류 감독은 또 "그냥 손만 내민 게 아니라 기업도 쏠쏠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으로 스폰서를 구했다"고 말했다. 예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국내 비엔날레가 앞으로 사례 연구해봐야 할 대목이다.

올 부산비엔날레의 주제는 '어디서나'. 우리 모두가 일상의 어느 곳에 있건, 어떤 사회적 상황에 처해 있건 함께 나눌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현대미술전'의 박만우 전시감독은 "서구 중심의 현대미술을 뒤집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공간은 5개의 '카페'로 나뉜다. '카페(CAFE)'는 '모두를 위한 현대미술(Contemporary Art For Everyone)'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전시실 명칭. 9명의 국내외 젊은 큐레이터를 동원한 '카페 2'는 미래의 비엔날레 일꾼을 키운다는 교육 효과 외에 국제적인 협업 네트워크를 만드는 효과도 노렸다. 051-888-6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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