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치대학원-여자, 쇼핑몰-남자 많은 '기현상'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쇼핑몰에는 남성 고객이, 메디컬스쿨(의.치의학 전문대학원) 입학생 중에는 여학생이 더 많은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국경제가 보도했다. 한국경제는 바쁜 직장생활에서도 자신이 쓸 물건은 반드시 자기가 고르겠다는 신세대 남성들의 소비패턴과 안정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을 택하겠다는 젊은 여성들의 자기 계발 욕구가 성에 대한 통념을 깨고 있다며 이와 같이 보도했다.

온라인 장터인 엠플이 최근 진행한 패션,전자제품,생활용품 등의 세일행사에서 뜻밖에도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훨씬 더 많이 물건을 사갔다. 1100장을 발행한 1000원짜리 할인쿠폰을 받아 물건을 구입한 고객 중 남성이 737명으로 전체의 67%에 달한 것.

온라인 쇼핑에서 남성들의 구매 파워는 옥션이 집계한 올 상반기 중 주요 품목의 성별 구매 비율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컴퓨터를 구매한 회원 중 남성 비율이 약 80%,가전제품과 자동차용품은 각각 75%와 85%에 달했다. 이 밖에 스포츠용품(77%),취미수집용품(67%),서적.음반(60%) 등도 남성 고객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여성 강세 종목인 의류,패션잡화,생활용품 등에서도 남자들의 구매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남성회원들의 의류 구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5% 증가,여성회원의 증가폭(15%)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가구 및 주방용품,유아용품 등에서도 남성 구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0 ̄144%까지 늘어났다.

박상순 옥션 상무는 "백화점 할인점 등 오프라인 쇼핑 공간을 여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것과 달리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남성들은 틈틈이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을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 남성들이 여성들보다 컴퓨터를 다루는 데 익숙한 것도 이런 현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메디컬스쿨로 불리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여성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남성이 대부분일 것이란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여성 합격자 수가 훨씬 많은 '여초'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전문학원인 PMS에 따르면 2006학년도 2회 시험의 경우 건국대 메디컬스쿨의 합격자자 중 70%가 여성이었으며,가천의대와 경희대에서도 여성 합격자 수가 각각 68%씩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 3년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시험(MEET)을 치른 남.여 응시자 비율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2005학년도 시험에서 전체 응시자 745명 중 여성 응시자는 55.7%를 차지했으며,2007학년도에는 전체 응시자 2593명 가운데 여성 응시자는 1487명으로 여성 비율이 57.3%로까지 늘어났다.

국내 한 메디컬스쿨 입시 학원 관계자는 "의.치의학전문 대학원 응시자와 합격자에 여성들이 더 많은 것은 남성들이 군 입대로 응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과 함께 안정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직업에 도전하려는 여성들의 자기 계발 욕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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