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앙아시아 937㎞ '고속 실크로드'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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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연결하던 고대 무역로 실크로드의 중국~중앙아시아 구간이 고속도로와 철도로 연결된다.

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카스(喀什)에서 중앙아시아 국가인 키르기스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까지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2008년 말 완공된다. 937㎞ 길이의 이 구간은 이미 공사가 시작됐으며, 중국이 6000만 위안(약 72억원)을 투자한다. 키르기스스탄 역내 17㎞까지의 공사는 이미 끝냈다.

옛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었던 시안<西安.고대엔 장안(長安)이라 불렸음>과 란저우~우루무치~카스를 잇는 중국 내 구간은 이미 중국 정부가 고속도로를 만들어 놨다. 이에 따라 카스~타슈켄트 구간이 완공되면 과거 중국 시안을 출발해 서역이라 불리던 중앙아시아 지역을 거쳐 로마까지 이어졌던 옛 실크로드의 주요 구간이 고속도로로 다시 연결되는 셈이다. 중국 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중앙아시아 구간 공사가 순조롭다"며 "'신(新)실크로드'라 부를 만한 고속도로가 곧 탄생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을 철도로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들 대형 프로젝트는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 금융기구의 지원을 받는 중앙아시아지역경제협력체(CAREC)의 경협 확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중국과 이들 중앙아시아 국가는 이미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정치적으로 결속을 다져왔다. 따라서 두 지역이 고속도로와 철도로 연결되면 앞으로 역내 경제협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을 포함한 CAREC 8개 회원국은 최근 중국의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5차 장관급 회의를 열고 회원국이 올해부터 2008년까지 교통.에너지.무역 부문의 25개 사업에 14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늘어날 물동량에 대비하기 위해 역내 교통망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사업이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공산품이 도로와 철도를 따라 중앙아시아로 손쉽게 수출되고, 중앙아시아의 석유.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중국으로 쉽게 운송될 것으로 보인다.

장세정 기자

◆ CAREC=중국을 포함해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카자흐스탄.몽골.우즈베키스탄.아프가니스탄.아제르바이잔 8개국이 ADB의 제안으로 1997년 출범한 지역경제협력기구. 미국.일본 외에 ADB.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유엔개발계획(UNDP) 등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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