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아 유발 약물 복용자 혈액 가임기 여성 등 3980명에 수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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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기형아 출산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의 피가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3980명에게 수혈된 사실이 6일 드러났다.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은 이날 대한적십자사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십자사의 관리 부실로 기형 유발 위험물질인 '아시트레틴' 복용자 혈액이 대량 유통됐다고 밝혔다.

이 약물은 피부질환인 건선(乾癬) 치료제로 주로 쓰인다. 아르헨티나 등에서 이 약을 복용한 임신부가 기형아를 낳은 사례가 있다.

2003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 약을 복용한 환자는 25만여 명이며, 수혈 환자 중 신원이 확인된 2941명 가운데 1278명이 여성이었다.

전 의원은 "적십자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약물 복용 환자 데이터를 넘겨받아 헌혈자와 대조하는 전산 시스템만 갖추고 있었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앞으로 문진표와 헌혈 기록카드에 약물 복용 여부를 반영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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