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체코 과거청산 평등관계로/양국 정상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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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체코주둔 소군 전면 철수도
【모스크바 로이터ㆍAFP=연합】 소련과 체코슬로바키아는 26일 68년 소련의 체코침공사태 등으로 얼룩져온 과거를 청산,기존의 주종관계에서 탈피하고 상호대등한 관계를 재정립키로 하는 역사적 선언에 서명함으로써 소­동유럽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와 함께 소련은 68년이후 체코에 주둔시켜온 소련군을 내년 7월1일까지 전면 철수키로 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코측과 체결,동유럽주둔 소련군의 철수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
미국방문에 이어 현재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하벨 체코대통령은 체코와 소련이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상호대등한 관계를 재정립키로 하는 동시에 내년 7월1일까지 7만3천5백명의 체코주둔 소련군을 전면철수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벨대통령은 이날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서기장과 회담을 가진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앞으로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며,고르바초프서기장도 하벨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이 양국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어놓았다고 선언하면서 양국간에 「새롭고 활력적인」쌍무협력관계가 형성돼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벨대통령은 이와 함께 고르바초프서기장이 체코주둔 소련군을 가능하면 앞으로 1년후인 내년 2월26일까지 앞당겨 철수하도록 노력할 것임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담에서 앞으로 양국관계를 상호평등 및 주권존중을 토대로 재정립키로 하자는 내용의 선언에 서명했다』고 말하고 『고르바초프서기장과 나는 어두운 과거를 치유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전향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과 지리 디엔스트비에르 체코외무장관 사이에 체코주둔 소련군을 내년 7월1일까지 전면 철수키로 하는 협정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철군협정에 따르면 체코주둔 소련군은 ▲1단계로 금년 5월31일까지 주력부대를 포함,대다수병력이 철수하고 ▲2단계로 금년말까지 제2진철수가 이뤄지며 ▲3단계로 내년 7월1일까지 잔여병력 및 병기ㆍ군시설 일체를 철수시킴으로써 철군을 완료하는 것으로 돼있다.
그는 체코가 당초 금년말까지 소련군의 전면철수를 요구했던 것과 관련,소련내부의 정치적 이유와 체코주둔 소련군의 군사시설 철거에 따른 문제들을 감안,시간적 여유를 갖게 해달라는 고르바초프서기장의 설명을 듣고 철군시한을 내년 7월1일로 설정키로 양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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