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독립국가 선언 기대/총선 끝난 리투아니아 앞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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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선거결과 라트비아공 등에 큰 영향 줄듯
24일 실시된 소련 리투아니아 공화국 선거에서 당초 예상대로 리투아니아 인민전선 「사유디스」(운동)가 압승함으로써 앞으로 발트해 연안국가들의 소연방으로부터의 이탈ㆍ독립 움직임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소련 사상 최초로 복수정당ㆍ자유총선 방식으로 실시되고 있는 소련 각 구성공화국 지역선거는 지난해 3월 소련인민대회 선거당시 고르바초프가 약속한 것으로 표면상 연방단위의 민주화작업을 각 구성공화국 수준으로 확산시킨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지난달 7일 이미 시작된 투르크멘공화국 선거를 필두로 시작된 이번 선거는 오는 3월말까지 소련 전역에서 시작된다.
이들 지역선거중 특히 발트해 연안국가들,그중에서도 이번 실시된 리투아니아 선거가 중요시 되는 것은 리투아니아가 최근 들어 연방으로부터의 이탈ㆍ독립움직임을 가속화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라트비아공화국은 지난 1월 1940년의 소련합병을 불법이라고 선언한데 이어 최근엔 라트비아 공화국 공산당이 연방 공산당으로부터 분리ㆍ독립을 선언함으로써 큰 파문을 일으킨바 있다.
리투아니아 공산당이 이같은 조치를 취하고 나선 배경은 현지인들의 독립 여망을 외면하고선 이번 선거에서 설 자리조차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투아니아 공산당은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전체 1백41개 의석중 현재 당선이 확정된 90석중 29석에 불과하며,그나마도 그중 일부는 사유디스의 적을 가진 상태다.
이로써 리투아니아 공산당은 소련사상 최초로 선거에서 패배,집권당 아닌 「야당」으로 전락했다.
이같은 선거결과는 우선 다음날 18일로 예정된 같은 발트해 연안국가인 라트비아ㆍ에스토니아 공화국 선거에 큰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으며,더 나아가 현재 이탈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는 몰다비아ㆍ그루지야 등의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새로 구성될 리투아니아 공화국 의회는 빠르면 금년안으로 연방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할 것이 거의 확실한데 이에 대해 연방당국이 어떻게 대처할지가 주목된다.
연방당국으로선 이탈 움직임을 용인할 경우 기타 공화국으로 거세게 확산될 것은 필지의 사실이며 그렇다고 군을 투입,무력으로 진압하기도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잇따라 실시될 각 공화국 지역선거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타나느냐가 앞으로 소련의 정치상화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한번 불붙기 시작한 소련내 소수민족들의 독립 요구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여 소연방의 존립자체까지 위협하게 될지도 모를 심각한 국면이다. <정우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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