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약' 매년 수십만 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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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가짜 약 때문에 매년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에서 발행되는 의학 전문지 랜싯 최근호를 인용해 "중국.인도 등 인구가 많은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가짜 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하고 "특히 건강보험제도가 취약한 중국에서 많은 사람이 가짜 약 때문에 숨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랜싯은 "2001년 중국에서 19만2000명이 가짜 약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 결과를 토대로 중국 정부가 1300개의 가짜 약 제조 공장을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중국은 항생제나 비아그라는 물론 조류독감 예방약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의약품을 위조한다. 지난주에는 상하이 경찰이 조류독감에 쓰는 타미플루를 위조해 팔던 조직을 검거하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400㎏이 넘는 가짜 타미플루를 압수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가장 많이 위조되는 의약품은 항생제로 전체 위조 약품의 28%를 차지한다. 호르몬제와 스테로이드제(18%), 천식.알레르기 치료제(8%), 말라리아 치료제(7%)도 주요 위조 대상 의약품이다.

리베라시옹은 "중국에서 만들어진 가짜 약의 최대 피해자는 중국 국민이지만, 이들 가짜 약이 인터넷을 통해 외국으로 팔려 나가고 있어 중국에 이웃한 아시아 국가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한 해 세계 가짜 약 시장 규모가 250억 유로(약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IMS헬스 연구소는 올해 세계 의약품 시장 규모가 5380억 유로(약 660조원)로 지난해보다 7%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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