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개발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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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란이 핵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최종 거부했다. 유엔이 제시한 최종 시한인 31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서구의 압력과 위협에 '1인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연설을 통해 전날에 이어 다시 "제재를 당해도 평화적인 핵에너지 개발 권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대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안보리의 최종 시한이 끝났지만 이란은 결국 핵활동 중단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난 총장은 "당장 내일 이란에 대한 제재가 시작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유엔 안보리에 보고서를 제출할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알아라비야 방송은 "IAEA 보고서 내용이 이란에 불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란의 입장은 제재보다는 협상으로 사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지난달 22일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제시한 인센티브 안에 대한 답변에서 이를 확실히 했다. 이는 미국 주도로 경제제재가 시작돼도 견딜 수 있다는 자신감에 기초한 것이다. 국제적인 고유가 속에서 석유 수출 증가로 경제제재에 맞설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란은 이미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미국으로부터 27년간 경제제재를 받아 내성(耐性)이 생긴 상태다.

이란 수뇌부는 또 자신들이 명분과 논리에서 미국보다 앞선다고 자체 평가하고있다. 테헤란은 자신들이 북한 같은 핵무기 개발이 아니라 평화적 목적을 위한 원자력 개발을 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또 이란은 미국이 자신들을 겨냥해 군사적 제재는 가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중동권 내 이란에 대한 지지도 역시 올라간 상태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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