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워크숍서 당 운영 싸고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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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31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참정치실천운동 의원 연찬회' 이틀째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워크숍에선 당 지도부와 소장파 의원들 간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강재섭 대표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문제나 '바다이야기' 의혹에 대해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을 겨냥해 "자해 행위를 하지 말라" "조금 튀어서 이미지를 올려 보겠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한 것이 논란의 시작이었다. 강 대표의 발언은 "한나라당이 전작권 문제에 대해 잘못 대응해 왔다"고 지적한 일부 소장파 의원과 '바다이야기' 의혹 연루설이 제기되는 당 소속 일부 의원에 대한 감찰을 주장한 홍준표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다음은 연찬회 주요 발언 요지. (*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편집자 주)

▶강 대표=자해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전작권 환수를 '막아 보자'는 취지에서는 똑같은 이야기인데 조금 색다르게 표현하고, 튀어서 이미지를 올려 보겠다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바다이야기와 관련해 신문에 이름이 오르내린다고 하여 동료 의원을 공격한다면 정당이 아니다. 동료가 동료를 매도하는 일은 안 된다.

▶고진화 의원=어제(8월 30일) '전작권 논의 중단' 결의안을 토론도 하지 않고 처리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아까운 시간에 많은 돈을 들여 이런 연찬회를 하면서 의원총회장에서나 할 만한 하나 마나 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고 의원은 이날 "허심탄회하게 토론하자"며 회의 공개를 주장했지만 의원 대부분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남경필 의원=전작권 문제는 대선 전략 차원에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대응했어야 했다. 그런데 즉흥적으로 대응해 여기까지 왔다. 8월 2일 성우회 장군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3일엔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전작권 환수를 이야기했는데 우리 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고작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이야기가 '전작권 조기 환수는 국가적 멸망에 이를 수 있어 윤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연 이런 게 대선까지의 전략을 고려한 것이었느냐. 전작권 문제는 '시기'문제가 아니라 '여건과 능력'의 문제로 다뤄야 했다.

▶홍준표 의원=내부 감찰을 주장한 것은 게임 관련 업체나 상품권 업체들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이 일일이 해명하면 구차하기 때문에 당 윤리위 등 공식기구에서 해명하자는 이야기였다. 당에 대한 고언이었다. 그런데 구체적인 내용도 모르는 대표가 '자해 행위'나 '튀려고 한다'는 표현까지 쓰면 되느냐. 난 15년 전에 이미 튄 사람이다. 지도부는 차라리 '출범 한 달밖에 안 돼 정국에 대한 대응전략이 부족하니 도와달라'고 말했어야 했다. (*홍 의원은 토론장을 나와 기자들에게 "강 대표는 어른스럽지도, 대표답지도 않다"고 비난했다. )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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