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에게도 천적은 있다" |여자농구 물고 물리는 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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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여자실업농구코트엔 절대강자가 없다.』
남녀 각 6강이 출전한 가운데 1일 속개된 89농구대잔치 3차대회 여자부경기는 2차대회에서 예선탈락한 현대증권이 우승팀인 강호 국민은을 낚아채 파란을 일으킴으로써 개막 벽두부터 물고 물리는 혼전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더욱이 올들어 신인유망주들의 대거 가세로 판도재편의 격랑을 맞고 있는 여자실업농구계는 이같은 파란과 이변속에 새로운 「먹이사슬」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또 다른 흥밋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국민은은 특히 현대증권에 약한 징크스를 보여온 팀. 올시즌 전적도 1승2패로 열세다. 1차대회 벽두에 71-69로 발목이 잡혔고 2차대회에선 76-60으로 승리했으나 3차대회에선 또다시 73-62으로 무릎을 꿇은 것.
이처럼 국민은이 유독 현대증권에 약한 것은 현대증권의 패기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게 주된 요인. 실업 7, 8년생 주축의 노련미가 강점이긴 하나 체력을 앞세운 현대증권의 속공플레이에 번번이 무너지고 만 셈이었다.
반면 국민은은 금융계의 라이벌 서울신탁은이나 SKC등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고 국민은에 강한 현대증권은 의외로 이들팀만 만나게되면 혼쭐이 나다시피 해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천적관계는 국민은-현대증권외에도 3차대회진출팀 모두 마찬가지. 1차대회 우승팀인 삼성생명은 코오롱·상업은등엔 강한 반면 국민은·SKC등엔 약하고, SKC는 삼성생명엔 강하나 의외로 한국화장품만 만나면 곤욕을 치르기 일쑤다.
또 서울신탁은은 국민은·태평양화학등엔 곤욕을 치르나 현대증권만 만나면 활기가 솟고,상업은은 SKC에 강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이같은 각팀간의 물고 물리는 혼전상은 다분히 팀컬러와 맥을 같이 한다는게 지배적인 견해. 센터진이 강한 팀은 엇비슷한 전력의 팀에 강한 반면 외곽슛이 좋은 팀을 만나면 곧잘 죽을 쑤기 십상이라는 것.
아무튼 이같은 먹이 사슬관계의 정립은 우승팀의 향방을 결정짓는 큰 변수로 작용할게 틀림 없어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한편 1일 여자부경기에서는 현대증권·SKC·삼성생명이 각각 승리,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좋은 스타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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