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타이어 “홍수”… 국내업계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비싸고 질차이 없는데 수요 폭발/미ㆍ일 메이커 한국공장 건설 채비
외제타이어가 몰려오고 있어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값비싼 외제타이어 수입이 급격히 늘고 있는데다 외국타이어 메이저들은 국내에 현지생산공장을 지을 채비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타이어공업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중 내수(교환)용으로 수입된 타이어는 33만6천여개,9백7만달러어치로 88년 같은 기간보다 6%(금액기준 10%)가 늘었다.
자동차회사가 수입 수출용 새차에 붙여 다시 되파는 장착(납품)용을 합친 전체수입량은 88년보다 48.3%가 줄었지만 이는 자동차수출부진에 따라 납품이용이 61.7%나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타이어교환시장에서의 외제점유율은 86년 2.4%,87년 3.6%에 이어 지난해엔 16%까지 크게 높아졌다.
특히 브리지스톤 등 일제타이어는 지난해 1∼10월 5만2천여개,1백51만달러어치가 수입돼 88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8.1%(금액은 1백%)나 늘었다.
품질면에서 국산과 별차이가 없으면서도 값도 50%가량이나 비싼 일제타이어 수요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일본기업의 시장전략성공과 일부 부유층의 과소비ㆍ외제선호풍조가 맞물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국산은 판매업소의 마진이 개당 4천∼5천원에 불과한데 일제는 2만∼3만원이나 돼 판매업소가 소비자에게 외제구입을 부추기는 현상도 일제수요 증가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세계 최대 타이어메이커인 프랑스의 미쉐린이 한국에 합작투자 형태로 진출한데 이어 미국의 굿이어도 완제품타이어 수출공세와 함께 공장건설허가를 따내 국내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세계시장의 20%이상을 차지,시장점유율 1위인 미쉐린사는 88년 국내에 미쉐린코리아사를 세워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미쉐린사는 자기네 제품이 고급품으로 국산보다 50%이상 비싼 고급품시장뿐 아니라 대중수요확보를 위해 중ㆍ저급품타이어 제조업체인 미국의 유니로열사를 흡수. 미쉐린판매망을 통한 또다른 형태의 국내진출 가능성도 높은 실정이다. 국산과의 가격경쟁까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2위의 굿이어사는 88년충북 청원에 연산 3백20만개의 공장건설허가를 따냈다.
국내업계는 이에 따라 설비자동차ㆍ연구개발 등에 집중투자를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한편 국산품애용을 호소하고 있다.<민병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