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편입학제도 부활시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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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0년 이후 편입제도를 막아버린 정부의 처사는 5공청산 차원에서 환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자유화되고 국가가 중진국 상위권에 들어 섰다면서도 학문의 자유를 통제하고 있음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물론 입학당시 가정형펀이 어려워 전문대나 지방대학에 간 사람도 있고 공부를 못해 전문대나 지방대학에 간 경우, 또는 가정의 생활근거지가 지방이어서 타지역에 갈 수 없었으나 그후 이주해야할 형편이어도 학교를 옮겨갈 수 없어 혼자 남아 하숙 또는 자취를 해야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입학당시 공부를 등한시해 실력이 없었다고 하자. 그후 뒤늦게나마 공부(학문)의 뜻을 알고 보다 좋은 교수 밑에서 수업을 받고자 해도 길이 없다면 그렇게 만든 처사는학문의 자유를 박탈한 것과 다름없다 하겠다.
거주·이전의 자유는 보장돼 있으면서 그에 부수된 학문의 자유는 없다고 여겨진다. 조그마한 잡음, 즉 기존 학교가 학생이 빠져나가면 학교 운영이 어렵다고 문교당국에 항의해 제동을 거는 모양인데 이것은 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학생을 볼모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사회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이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학교의 환경·교수진 또는 배움의 터전이 좋으면 외국에까지라도 유학하여 수학하는 것이다.
이와같이 조건이 부실함에 도 강제로 재정문제를 빙자해 학생을 볼모로 형식적인 강의를 한다는 것은 이 나라 장래는 물론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 앞날을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10년만에 편입시험을 부활하겠다고 말한지 하룻만에 사학재단의 반발로 다시 원점으로 하겠다는 것은 몇몇 학교의 경영자들에 의해 정부 정책을 펴지 못하는 안일 무사한 처사며 그저 조용히 보내겠다는 소신없는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당국은 대국적인 차원에서 과감히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한번 치러 평가한 평점 때문에 영영 기회를 주지 않고 재수·삼수하게 하고 젊음을 억누르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편입이란 길을 터놓으면 재기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 생각되며 보람된 일이라 생각한다.
차배갑 <광주시 서 구월 산동909의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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