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아줌마] 아시나요? 스위스 명품 시계, 짝퉁과 구별하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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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가짜 스위스 시계와 관련해 스위스 시계 산업연합회 회장은 한 언론에서 "진상조사를 통해 지오 모나코 시계가 스위스시계산업연합회가 정한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했거나 위반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제조업체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포함해 합당한 대응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회장이 밝힌 '조건'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스위스시계연합회 홈페이지를 찾아봤다. 스위스에는 1992년 제정된 '브랜드 네임 및 원산지 보호 법률'이라는 것이 있다. 이 법은 구체적으로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 또는 '스위스(SWISS)' 등 스위스가 들어간 표현을 표면에 표시할 수 있는 시계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그 범위에 따르면 우선 시계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무브먼트가 스위스산이어야 한다. 무브먼트는 스위스 국내에서 시계에 장착돼야 하며, 시계 제조사가 최종검사를 스위스에서 시행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위스 무브먼트에 관한 조건도 있다. 스위스 무브먼트는 스위스 국내에서 조립돼야 하고, 역시 스위스에서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 무브먼트 가격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부품이 스위스에서 제조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진짜 스위스 시계를 구분하는 법은 뭘까. 앞서 말했듯 진짜 스위스 시계에는 'SWISS MADE' 또는 'SWISS' 등이 시계 표면에 새겨져 있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SWISS' 대신 'GENEVE(제네바)'라는 표현이 사용된 경우다. 최상급 시계 생산지로 유명한 제네바 칸톤 지역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원산지 라벨이다. 물론 'GENEVE'도 시계협회가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단다.

스위스산 무브먼트를 사용해 중국 등지에서 조립된 시계는 어떨까? 기본적으로 이런 시계에는 'SWISS MOVEMENT'라는 글귀가 새겨지도록 허용돼 있다. 문제는 스위스 무브먼트를 사용하지 않고서 이런 표현을 새기는 경우인데 원칙적으로 MOVEMENT라는 표현은 SWISS와 똑같은 서체와 크기, 색깔로만 쓸 수 있으며 'MOVT' 같이 줄여서 사용하지도 않는다.

"이번 사건은 스위스메이드 시계를 만들어내는 공방이 스위스에 굉장히 많이 존재하고 있어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했다고 생각됩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위스 시계도 많은데 이번 일로 인해 스위스 시계가 무조건 비싼 명품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생겨날까 걱정되네요."

스와치 그룹의 브랜드 중 하나인 티쏘 코리아의 추민석 브랜드 매니저의 말이다.

조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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