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진압군­민병대 치열한 전투/아제르바이잔/최후통첩후 접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발포개시”후 사상자 속출/이란국경 넘어가는 피난민 줄이어
【모스크바ㆍ에라스카반 외신 종합=연합】 소련 남부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의 종족분규 현장에 파견된 진압부대와 현지 과격세력간의 협상이 결렬되고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인 민병대간의 치열한 전투가 계속돼 소련 지도부가 최후통첩을 발표한 가운데 19일 밤 진압군이 민병대에 발포,5백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분규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악화되고 있다.
현지에 파견된 진압군은 이날 밤 소련 지도부의 최후통첩이 발표된 후 수도 바쿠시 진입작전에 들어가면서 민병대와의 전면대결태세에 돌입,저항하는 아제르바이잔 민병대에 발포를 개시했으며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아제르바이잔 인민전선측이 밝혔다.
인민전선측은 그동안 민명대의 도로봉쇄에 막혀있던 진압군이 바쿠시 진입작전을 개시,20일 오전 현재 민병대와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고 있으며 민병대측은 무차별 발포하는 진압군에 맞서 도로에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친채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민전선측은 진압군이 중앙정부의 병력증파 계획이 발표된 직후 육ㆍ해 양면작전을 개시,탱크로 바리케이드를 밀어붙이면서 시내로 진입했으며 시 중심가와 민병대가 저지망을 펴고 있던 외곽 전역에서 전투가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바쿠시에는 시민들이 총 파업을 벌이면서 모두 거리로 몰려나와 공산당 중앙위원회본부 건물과 라디오ㆍTV방송국들을 포위한 채 진압군 철수 및 공화국 당지도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소련 TV가 보도했다.
중앙정부는 현재 분규지역에 배치된 2만4천여 병력외에 진압군을 증파하고 있으며 지난 24시간 동안 소련내 아제르바이잔인 수천명이 이란으로 피난한 외에 이란내 아제르바이잔인 1천여명이 국경을 넘어 분규에 가세,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타스통신은 아제르바이잔인들이 소련정부의 무력전복과 함께 이란내 동족들과 통합해 새로운 회교공화국 수립을 요구하는 등 민족주의적 경향이 더욱 격렬한 분규로 치닫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크시 비상사태 선포
【모스크바 AFP=연합】 소련 아제르바이잔공화국 수도 바쿠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으며 소 연방군이 이 도시에 진입했다고 관영 타스통신이 20일 오전 보도했다.
타스통신은 비상사태는 20일부터 효력을 발하며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이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