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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펀드…경비정 펀드…실물 투자상품 별게 다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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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우를 기르고, 배를 만들고, 원유를 파내고…. 이 같은 실물투자에 간접적으로 돈을 넣어보고 싶은 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펀드 상품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금.커피.옥수수 등 원자재를 주로 편입했던 실물형 펀드들이 그 영역을 넓혀가며 색다른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다양한 곳에 투자하는 실물 펀드들은 더 많이 쏟아질 전망이다.

◆ 송아지도 펀드 투자 대상=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마이애셋자산운용은 한우에 투자하는 '마이애셋사모웰빙한우펀드'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펀드는 생후 6개월 정도 된 송아지를 사들여 유기농 한우를 키우는 업체에 위탁 사육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펀드로 조달된 돈으로 송아지 2000마리를 키워 2년 뒤 시장에 팔면 연 9%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비정에 투자하는 펀드도 나온다. 한국선박운용은 다음달 경비정 500t급 3척, 300t급 4척 등 7척의 해양경찰청 경비정에 투자하는 '거북선 펀드'를 내놓는다. 일반 공모로 배를 사거나 만들어 임대해 수익을 내는 선박펀드의 일종이다. 투자자는 10년간 3개월마다 연 5%대의 배당을 받으며 2008년까지 소득세가 비과세된다. 다음달 동양종금.대한투자증권에서 가입할 수 있다.

11월 해외자원개발사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유전개발펀드도 선보일 예정이다. 유전개발 1호펀드는 원유를 생산 중인 '베트남 15-1광구' 등의 수익권을 석유공사로부터 5년간 양도받아 운용된다. 예상 수익률은 연 8%정도로 2011년까지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색다른 형태의 파생금융상품도 눈에 띈다. 현대증권은 27~29일 원-달러 환율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선보인다. DLS는 개별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에 연계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상품 구조가 비슷하지만, 기초자산이 주가.이자율.환율.유가.실물(원자재) 등 훨씬 다양하다.

◆ 일반 공모 활성화하나=이색 펀드는 대부분 일반 투자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공모 형식보다는 고액 자산가나 연기금 등 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 형식이 대부분이다. 투자자금 회수 기간이 긴 데다, 일반 투자자들이 가입하기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큰 탓이다.

하지만 간접투자 문화가 정착되면서 이색 펀드의 공모도 활성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온실가스 배출권이나 전력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공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한투자증권 강창주 상품전략본부장은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만큼 투자 위험도 큰 데다, 투자 기간이 길어 유동성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차원에서 금융자산의 10~20% 정도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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