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순한' 반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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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진로가 소주 알코올 도수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온 20도를 깬 제품을 내놨다. 하진홍 진로 사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소주 도수가 낮아지는 추세에 맞춰 19.8도의'참이슬 후레쉬'를 출고가 800원(360㎖)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존 '참이슬'(20.1도)에 대응해 2월 선보인 두산주류BG의 '처음처럼'(20도)에 이어 또다시 '순한 소주 전쟁' 2라운드에 불이 붙었다.

참이슬 후레쉬는 지리산과 남해안 청정지역에서 자란 3년생 대나무를 섭씨 1000도에서 구워 만든 숯으로 정제한 천연 알칼리 소주라는 설명. 진로의 신제품 출시는 '처음처럼'의 공세에 대한 반격이라고 볼 수 있다. 진로의 전국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5.4%였는데, '처음처럼'의 등장으로 6월 50.3%까지 떨어졌다. 하 사장은 "자존심을 걸고 시장 방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진로와 두산 간 경쟁은 알칼리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두산은 '처음처럼'을 출시하면서부터 알칼리 소주라는 컨셉트를 선점해 마케팅 공세를 펼쳐 급기야 지난달에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섰다. 두산의 한기선 사장은 "'처음처럼'은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해 숙취가 없는 술"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에 진로 측은"'처음처럼'은 전기분해 방식의 알칼리 소주이지만 참이슬은 천연 대나무 숯으로 정제된 알칼리 소주"라며 "천연과 인공, 어느 것이 사람 몸에 좋은가"라고 반문했다.

여기에 영국의 세계 1위 주류회사인 디아지오가 국내 소주시장을 겨냥해 20도 증류주를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어서 순한 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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