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고르바초프ㆍ김일성과 면담 추진/재계 공산권진출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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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ㆍ유럽시장은 한계도달 판단/올 교역량 30∼90% 늘려
올해는 재계의 방북진출이 본궤도에 오르고 특히 북한과의 경제교류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국내 주요대기업들은 최근 동구권변화에 발맞춰 대공산권교역규모를 작년보다 최고 두배가까이 늘려잡고 연초부터 북경ㆍ베트남ㆍ바르샤바등지에 무역사무소설치를 서두르고 잇다.
노태우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남ㆍ북한자유왕래를 제안하는등 정부가 새해들어 적극적인 대북한관계 개선정책을 추진하고 있는가운데 현대그룹은 4∼6월중 정주영명예회장의 소련 고르바초프당서기장및 김일성과의 면담을 극비리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것이 실현될경우 금강산공동개발등 남ㆍ북한경제교류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ㆍ럭키금성등 국내 7대종합상사의 89년도 공산권교역 규모는 총22억1천5백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이보다 40%정도 늘어나 최소한 30억달러를 넘어설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내기업들이 공산권과의 교역을 대폭 늘려잡고 있는것은 동구의 민주화 바람과 함께 미일등의 기존수출시장 확대가 어려워짐에 따라 새시장개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해 기업별 공산권교역추진계획을 보면 삼성물산이 작년 6억5천만달러에서 9억달러로 38.5%,럭키금성이 3억7천7백만달러에서 5억2천만달러로 38.1% 늘려잡았으며 대우 63.6%,선경 35.9%,효성 35.9%씩 교역증대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쌍용은 수출을 1백25.6% 확대하는등 교역규모를 작년보다 93.3% 늘려잡았으며 90년교역계획이 확정되지않은 현대를 빼고 6대종합상사의 교역계획만도 29억1천5백만달러에 이르는것으로 나타났다.
재계는 이와함께 공산권국가에 대한 지사설치를 적극 추진중인데 선경이 올해중 북경ㆍ청도ㆍ바르샤바등 일곱군데에 지사를 설치할 계획이고 나머지 기업들도 지사설치와 함께 공산권전담부서에 인력보강을 서두르고 있다.
한편 현대는 작년1월 정주영명예회장이 방북,금강산개발등에 대한 의향서를 교환하고도 문익환목사사건등 공안정국과 함께 북한과의 접촉이 중단됐는데 올해 북한및 소련진출을 그룹의 최대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정회장의 소련ㆍ북한방문을 추진하며 전경련에서도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궤도에 오를경우 재계인사들로 구성된 사절단파견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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