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음악.미술.춤.연극 식으로 벽을 쌓고 가르는 건 근대의 패러다임이죠. 기성 질서가 고착된 정책 단위일 뿐입니다. 그 사이 사이가 더 중요하게 된 것이 21세기예요. 장르의 안정성을 부정하는 에너지가 좋습니다. 기존 장의 논리, 판을 벗어나서 바라보면 얼마나 재미있는 예술이 많은가 놀라죠."
그는 '다원예술위'가 지난 한 해 연 다양한 '월례 포럼' 을 소개하면서 "비평과 언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다원예술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우리 위원들의 임무"라고 했다.
"미술만 봐도 전시장 중심의 작품시장만 인정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시장 바깥으로 눈을 돌리면 삶 속에 살아있는 미술이 생생해요. 지역과 이주민이 남긴 각종 흔적과 물건으로 대추리에 동네미술관을 세운 이윤엽씨의 작업은 일종의 '사회 행위예술(소셜 퍼포먼스)'이죠. 벽 없는 미술관이랄까요."
김 위원은 "관 체제에서 민간 위원회로 넘어온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옛 관습을 벗기에는 피상적인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로드맵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바깥 여론을 수렴하고 실무를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도록 각 소위원회에 상근 위원을 두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안면도=정재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