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장르 사이 사이가 더 재밌죠" 김준기 다원예술위 위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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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발족하면서 새로 생긴 소위원회가 '다원예술위원회'다. 이미 있어온 예술 장르가 껴안아 들이지 못하는 온갖 잡동사니 신예술이 여기 모인다. 진흥원 시대와 위원회 시대를 가르는 상징 같은 분과다. '다원예술위'의 위원으로 1년을 보낸 미술평론가 김준기(38.경희대 겸임교수.사진)씨는 발랄하게 "우리 분과는 일종의 '신파'다. 뉴 웨이브(New Wave)"라고 '다원'의 뜻을 풀었다.

"문학.음악.미술.춤.연극 식으로 벽을 쌓고 가르는 건 근대의 패러다임이죠. 기성 질서가 고착된 정책 단위일 뿐입니다. 그 사이 사이가 더 중요하게 된 것이 21세기예요. 장르의 안정성을 부정하는 에너지가 좋습니다. 기존 장의 논리, 판을 벗어나서 바라보면 얼마나 재미있는 예술이 많은가 놀라죠."

그는 '다원예술위'가 지난 한 해 연 다양한 '월례 포럼' 을 소개하면서 "비평과 언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다원예술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우리 위원들의 임무"라고 했다.

"미술만 봐도 전시장 중심의 작품시장만 인정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시장 바깥으로 눈을 돌리면 삶 속에 살아있는 미술이 생생해요. 지역과 이주민이 남긴 각종 흔적과 물건으로 대추리에 동네미술관을 세운 이윤엽씨의 작업은 일종의 '사회 행위예술(소셜 퍼포먼스)'이죠. 벽 없는 미술관이랄까요."

김 위원은 "관 체제에서 민간 위원회로 넘어온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옛 관습을 벗기에는 피상적인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로드맵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바깥 여론을 수렴하고 실무를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갈 수 있도록 각 소위원회에 상근 위원을 두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안면도=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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