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니워커 소주' 나오나

중앙일보

입력

"한국 소주 시장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였나?"

세계 1위 주류업체 디아지오가 한국 소주 업체와 경쟁에 들어갈 태세다. 주세법상 소주가 아닌 '일반증류주'로 구분되지만 알코올 도수가 20도 내외인데다 주정을 주원료로 한다고 하니 경쟁 상대는 소주업체들인 셈이다.

조니워커, 윈저 등 위스키 브랜드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는 23일 다음달 중순 알코올도수 20도 안팎의 증류주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엄밀히 말해 '소주'가 아니다. 세법상 디아지오는 소주 제조 면허가 없기 때문에 소주를 만들지 못한다. 과거 두산(33,900원 200 +0.6%)이 '산'에 녹차 성분을 함유했을 때 녹차는 소주 원료가 될 수 없다는 관련 법에 따라 일반증류주로 신고했던 것과 같은 경우로 보면 된다.

주세법은 증류주를 소주, 위스키, 브랜드, 리큐르, 일반증류주 등 5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디아지오는 국세청에 일반증류주로 허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제품명과 출고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음달 중순 시제품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에 따라 대량 생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생산원가가 다소 비싼 증류식을 택했기 때문에 일반 주점에서 고가에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요가 생산하는 41도짜리 증류식 소주 '화요'도 시중 음식점에서 1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진로 참이슬과 두산 처음처럼이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는 소주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부담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인지 디아지오는 일단 시제품을 먼저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본 다음 본격 생산을 검토할 계획이다. 때문에 판매량 등 구체적 목표는 아직 정해지 못했다.

디아지오는 이천공장에서 100% 생산할 예정. 디아지오만의 독창적 증류공법과 한국의 원료 및 인력을 접합한 '하이브리드형' 제품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설명이다.

디아지오는 이번 제품 개발을 위해 4명으로 구성된 TF팀을 꾸리고 진로 출신의 이정엽씨를 팀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디아지오는 소주 시장을 겨냥한 이번 제품 출시를 통해 위스키(조니워커, 윈저, 딤플)와 보드카(스미노프), 리큐르(베일리스), 맥주(기네스) 등 주류 포트폴리오를 더욱 다양하게 꾸밀 수 있게 됐다.

국내 소주 시장은 연간 1조2000억원대로서 매년 4 ̄5%씩 성장하고 있다.

디아지오측은 "이 제품은 프리미엄급 시장을 노리고 있다"며 "국내 일반 소주와 가격 경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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