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으로 가볼까 … 장기 금리 내리고 물량 달려 값 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채권 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데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에 콜금리를 더 이상 올릴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다. 채권값이 오른다는 것은 채권 금리가 낮아진다는 의미. 전문가들은 "채권 펀드 투자에 눈을 돌려 보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떨어지는 채권 금리=22일 국고채 3년짜리의 수익률은 전날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4.76%를, 5년물도 0.01%포인트 떨어진 4.79%를 기록했다. 10년물은 0.01%포인트 오른 4.9%로 마감했다. 국고채의 금리는 올 1월 초만 해도 5.16%~5.72%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들어 경기선행지수가 연속 하락하면서 대표적 장기 금리인 국고채 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같은 기간 은행간 단기 금리인 콜금리가 3.75%에서 현재 4.5%로 올라간 것과는 반대다.

올 상반기 내내 금리가 계속 내린 것은 채권 물량이 달렸기 때문이다. 국고채의 발행이 부족했던데다, 경기 둔화를 예상한 기업들도 채권 발행을 줄였기 때문이다. 대신 보험.연기금 등 기관들은 안정적인 자산 확보를 위해 채권 매입을 꾸준히 늘렸다.

동양종합증권 김병철 상무는 "수요보다 공급이 적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유가 폭등 등의 돌발변수만 없다면 채권 금리가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형 펀드 투자 고려할 때"=지난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0%를 넘었지만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84%에 그쳤다. 아무리 안정적인 투자상품이라지만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올들어 채권형 펀드 투자가 크게 줄어든 이유다.

하지만 올 들어 채권금리가 하향곡선을 그리자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현대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올 들어 주가 하락으로 주식형 펀드는 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채권형 펀드는 선방했다"며 "1월 초 채권형 펀드에 가입했다면 지금까지 연 10%대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경기 침체로 채권값은 올라갈(금리 하락) 것으로 전망된다"며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