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계 과학자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 미국 정부의 극비 핵폭탄 개발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임명된다. 3년간의 연구 끝에 그는 45년 7월 뉴멕시코주 사막에서 인류 최초의 핵실험을 성공시킨다. 칼 버드.마틴 셔윈이 함께 쓴 784쪽짜리 이 책에 따르면 오펜하이머는 이후 미 행정부에 대일 핵 공격을 제안하고, 대상 도시를 히로시마 등 네 곳으로 지목했다. 그 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돼 20만 명이 숨지고, 전쟁은 끝났다.
이 공로로 오펜하이머는 46년 미국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원폭의 참상에 충격을 받은 그는 "큰 죄를 저질렀다"며 평화주의자로 변신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미 군부는 그에게 간첩 혐의를 씌우고 핵 연구에서 배제시켰다. 부시 대통령이 이 책을 고른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백악관 주변에서는 북한.이란의 핵무기 개발 움직임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밖에 프랑스의 실존주의 작가 카뮈의 소설 '이방인'영문판도 읽었다고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리처드 카워딘이 지은 링컨 전기와 푸에르토리코 출신 미국 야구스타 클레멘테의 일대기도 읽었다.
유에스 뉴스&월드리포트 최신호는 "부시 대통령은 '책벌레'라며 휴가 때마다 자신의 오른팔인 칼 로브 비서실 부실장과 책읽기 경쟁을 벌인 끝에 현재 로브를 60권 대 50권으로 앞선 상태"라고 전했다.
유에스 뉴스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링컨에 관한 책과 전설적인 야구선수 베이브 루스 일대기 등 야구에 관한 책을 즐겨 읽는다.
농노해방에 앞장선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전기와 중국의 공산주의 혁명을 이끈 마오쩌둥의 일대기도 독파했다. 뉴욕 타임스는 "대통령의 독서 목록이 관심을 끌게 된 것은 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007 스릴러를 탐독한다는 사실과 함께 애독서 10선이 공개되면서부터"라고 전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부시 대통령의 독서 목록
.미국의 프로메테우스 : '원자폭탄의 아버지'로버트 오펜하이머 전기
.클레멘테 : 푸에르토리코 출신 야구스타 클레멘테의 일대기
.이방인 : 프랑스 실존주의 작가 카뮈의 소설
.마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 마오쩌둥의 전기
.알렉산드르 2세 : 농노를 해방시킨 러시아의 황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