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당과 함께 눈을 감고 싶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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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0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오찬 자리에서 "임기가 끝나고 나면 당에 가서 고문을 하고 싶다"면서 "제가 죽을 때까지 30년 살텐데 열린우리당과 함께 살다가 눈을 감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21일 노 대통령이 "한국 역사 최초로 정부에 참여했던 인적 자원들을 데리고 함께 당에 가서 중심이든 주변이든 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열린우리당이 포말정당이 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면서 "위기징후를 관리하고 국정을 끝까지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이 넘어야할 산이 7가지가 있다"면서 ▲여소야대 정국 ▲지역감정 ▲언론 ▲여당 ▲권력기관 ▲보궐선거 ▲중간선거 등을 거론했다고 이 당직자는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당에 주류 비주류가 얘기가 많은데 과거에도 어려운 시기가 있어 외부 인사에 매달려보기도 했었지만 결국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대통령이 되더라"라고 소개하고 "당이 단결하고 뚝심을 갖고 사즉생의 각오로 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임기말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당에 남아 백의종군하겠다" "임기 후 고향에 내려가 살 것이다"는 애초 발언에서 한 걸음 더 나간 것으로, 대통령 임기를 마친 이후에도 현실정치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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