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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학과 후 학교」지원 뚜렷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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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선 지원 대입 3년째인 90학년도 전기대 입시는 ▲유례없는 재수생 강세 현상 ▲높아진 합격선 ▲선 학과 후 학교 선택 ▲소신지원 등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났다.
우선 고려대·연세대·서강대 등 상위권 대학에서 재수생이 수석합격을 차지했고 서울대 합격자의 45·8%가 재수생이다.
포항공대 합격자 2백80명 중 53%인 1백49명, 가톨릭 의대 합격자 1백명 중 72%인 72명이 재수생이다.
또 고대는 합격자의 37·4%인 1천7백38명, 연대는 42·2%인 1천9백70명이 재수생이다.
상위권 대학 주요 인기학과의 재수생 비율도 늘어났다. 고대 법학과의 경우 2백90명 중 51·4%인 1백49명이 재수생이고 경영학과는 재수생비율이 48·7%다.
특히 재수생은 이공계열에서도 강세를 보여 고대의 경우 의예과 67·5%,전산과 52·5%,기계과 62·5%가 재수생이며 포항 공대의 경우 3백점 이상 고득점자 42명 중 35명(83%)이 재수생이다.
재수생 강세현상에 따라 상위권 대학의 합격선도 대폭 높아졌다.
서울대는 3백점 이상 고득점자가 지난해보다 1·8배 늘어난 1천8백53명으로 학교측은 이들 대부분이 재수생인 것으로 밝혔다.
또 득점수준 80%를 기준으로 할 때 인문계는 3점, 자연계는 6점이나 높아져 평균 합격선도 학과에 따라 3∼5점 정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연대도 합격자의 학력고사 평균점이 지난해에 비해 10점 정도 오른 2백83점(학교측 분석) 이고 3백점 이상 득점 지원자는 2백50명이다. 전자 공학과·의예과는 3백점 이상이 30%를 차지했다.
서울대 합격자의 59%가 2백90∼3백5점 사이에 분포해 있고 평균 합격선은 2백96∼2백98점으로 이는 지난해보다 학과에 따라 3∼6점 높아진 것이다.
포항공대는 14·4점, 가톨락 의대는 3·7점 정도 지난해에 비해 합격선이 높아졌다. 이같은 합격선 상승은 선 지원 후 시험 제도가 정착해 가는 가운데 수험생들이 주관식 문제풀이에 익숙해진 때문이라고 일선 고교 교사들은 분석했다.
또 학력고사 문제를 출제한 중앙 교육 평가원의 난이도유지가 들쭉날쭉 하지 않고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말한다.
문교부는 이에 따라 91학년 학력고사도 올해와 비슷한 득점분포가 이뤄지도록 난이도를 유지, 주관식을 30% 출제하되 서술적 단답형의 비율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입시에서는 또 수험생들의 소신· 안전지원 추세가 뚜렷했고 종전의 선 시험 입시에서 나타나던『우선 붙고 보자』는 대학선택보다 적성과 장래 취업전망을 고러한 학과선택이 두드러졌다.
이같은 지원추세의 변화로 중·하위권 대학의 합격선도 높아져 대학간의 점수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도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극심했던 눈치작전이 사라지고 중·하위권 대학의 경쟁률도 비교적 고른 분포를 나타냈다. 그러나 전국 평균경쟁률은 지난해 (4·27대1) 보다 더욱 높아진 4·57대1을 기록했다.
이같이 치열한 경쟁은 고졸자가 77만5천여 명으로 올해보다 1만여명 늘고 재수생이 누적되는 91학년도에는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올해 입시결과 고득점지원자의 탈락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이나 재수생이 강세현상을 나타냄에 따라 합격자중에서도 재수를 희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도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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