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스24시] CEO 고뇌, 당신들이 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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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조인스닷컴에서 최고경영자(CEO)블로그(blog.joins.com)를 연재중인 박병무(45) 하나로텔레콤 사장은 최근 지방의 한 직원이 쓴 인터넷 '쪽지'를 받았다.

'박병무의 사는 이야기'를 읽고 느낀 점을 글로 남긴 것. 박 사장은 바로 답장을 보내 지방 근무의 어려운 점을 물었다. 박 사장은 이처럼 블로그를 직원과의 대화 채널로 활용한다. 박 사장은 '비오는 날 전신주에 오를 직원들이 걱정스럽다'는 글에서부터 통신정책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하나TV' 같은 신규 사업 홍보에 이르기까지 여러 주제의 글을 쓴다. 블로그를 개통한 이후 소식이 뜸했던 지인들과도 인터넷 대화를 나눈다.

박 사장은 "CEO블로그는 난중일기 같다"고 말한다. 최고경영자가 비즈니스 전선에서 경험한 일을 일기처럼 쓴다는 뜻이다. 그는 "블로그는 CEO의 고민을 진솔하게 내비치는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조인스닷컴(www.joins.com)은 'e전도사'의 광장이다. 저명한 CEO, 탤런트들이 세상 사는 이야기를 풀어가고 '인터넷 PD' '인터넷 쇼핑박사'란 신종 인터넷 전문가도 탄생한다.

탤런트 박철(38)씨는 요즘 인터넷과 위성DMB에서 특유의 입심을 뽐내고 있다. 채널조인스(ch.joins.com)의 시사토크 프로그램 '박철의 선전포고'를 진행하는 그는 이혼녀.트랜스젠더의 감춰진 얘기를 까발기듯 인터뷰한다. '선전포고'란 코너 이름에 걸맞게 공격적으로 묻는다. 대학생의 성문화, 술집.정치 얘기 등도 다루지만 담론하듯 폼 잡는 식으로는 안 한다.

그는 "공중파보다 인터넷 방송 준비하는 것이 더 힘들다"며 가장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으로 외교통상부 장관을 꼽는다. "일본.북한에 얼마나 더 당해야 비장의 무기를 꺼낼 겁니까"라고 따지고 싶다는 것이다.

팟찌닷컴(patzzi.com)에서 쇼핑 칼럼을 연재 중인 배정현(33)씨는 패션지 기자에서 인터넷 칼럼니스트로 변신한 케이스. 여성 네티즌 팬이 꽤 있는 그는 자칭 인터넷 쇼핑칼럼니스트 1호다. 쇼핑 노하우는 런던.파리.밀라노.도쿄.홍콩 등지를 돌며 몸으로 익혔다. 200만원짜리 명품 가방을 50만원에 살 수 있는 비결도 터득했다고 한다. 그는 비행기 삯을 건지는 쇼핑여행기를 담은 '쇼핑 앤 더 시티'란 책을 펴내 주목을 받았다. 이 책에는 런던의 벼룩시장 구석구석이 소개될 정도로 쇼핑노하우가 구체적으로 쓰여 있다.

배씨는 "쇼핑노하우는 남들이 집 사고 차 살 때 월급의 3분의 2를 여행에 쏟아 부어 얻어낸 것"이라며 "발품만 잘 팔아도 같은 돈으로 몇 배는 좋은 물건을 살 수 있고 여행은 덤"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동영상도 인터넷 대화소통의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다.

조인스닷컴의 자동차 코너 오토조인스(auto.joins.com)에서 동영상 시승기를 올리는 김기태(30)씨는 '김PD'로 불린다. 남들은 평생 한번 타보기도 힘든 수입차을 타며 시승 동영상을 촬영한다.

그는 2000만원대 포드 몬데오부터 2억원대 벤츠 S600까지 안 타본 차가 없다. 지난 6년간 400종이 넘는 차를 타봤다. 그러나 동영상을 찍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20분짜리 시승 영상을 찍기 위해 그는 보통 15시간 넘게 차와 씨름한다.

조인스닷컴 이임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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