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미국계 칼라일펀드 "하나로 공동 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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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미국계 칼라일 펀드사와 하나로통신을 공동 경영키로 합의하고, 15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본사에서 구체적인 외자유치 내용을 발표한다고 14일 밝혔다.

LG에 따르면 칼라일이 하나로통신의 주식을 사들여 투자하는 규모는 7천억원(약 6억달러)이고, 주당 매입 가격은 3천3백원 이상이다. 이는 하나로통신에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이 제시한 외자유치안(5억달러 투자, 주당 3천2백원)보다 외견상으론 나은 조건이다.

또 이 같은 직접 투자 외에 칼라일의 지원 아래 금융권에서 신디케이트 론 형식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뉴브리지의 6억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LG 측은 "대주주인 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추진하는 뉴브리지 외자유치안은 오는 21일 임시주총에서 LG가 부결시킬 것"이라며 "하나로통신이 겪을 3천억원 규모의 단기 유동성 부족 문제는 LG와 칼라일이 책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에선 LG가 하나로통신과 벌이고 있는 외자유치전에서 일단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으나 합의내용이 LG의 기대대로 실현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평가다.

하나로통신 측은 "LG.칼라일 합의는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수준에 불과하다"며 "장시간의 실사과정 등을 거치면서 언제 깨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은 이와 관련, 21일의 주총에서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을 통한 외자유치가 부결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며 LG.칼라일의 공동 투자에 반대하고 있다.

LG와 칼라일이 정식 계약을 맺고 하나로통신에 실제 자금이 들어오려면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며,그럴 경우 내년에 상환할 채무 5천8백억원도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LG는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을 합병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직원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원호.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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