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서 새 출발…용서·화해를|민주화·선진화 계기 됐으면…<각계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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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광주진상규명 포기한 셈>
◇장기표씨(진보적 대중정당 창당을 위한 준비모임기획간사)=영수회담의 합의는 형식적 5공 청산설에 불과한 여야간의 야합이다.
진정한 5공 청산을 위해서는 정치군부가 80년대에 어떻게 등장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책임자처벌, 5공 비리의 발본색원, 악법개폐와 악법으로 구속중인 모든 인사의 석방이 이뤄져야 한다.
제도정치권은 정호용 의원의 공직사퇴에 모든 5공 청산의 초점이 모아져 광주학살의 진상규명을 포기한 채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고 있다.

<자포자기정체 벗어날 때>
◇최인호씨 (소설가)=「5공 청산」, 좋은 뜻의 말임에도 불구하고 이 말에는 사회의 보이지 않는 패배감·위축감이 스며들어 있었다. 반성에서 출발해 용서·화해로 나가야 되는데도 당리당략에 얽매인 정치가들의 잘못으로 5공 청산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체증으로 남아 있었다.
이제 4당 영수회담에서의 5공 청산합의를 계기로 우리도 그 동안 자포자기 정체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를 향해 나갔으면 한다. 합의된 사항은 꼭 지켜야
◇회정현 교수(연대행정학과)=특정한 사건이나 인물의 청산이 중요한게 아니라 청산의 정신이 민족의 역사에서 계속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의 침체 등 우리민족 앞에 놓여있는 90년대의 도전을 모두 힘을 합해 이겨나가는 것이 5공 청산의 긍정적 발전일 것이다.
사람에 따라 합의내용이 지나치거나 미흡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치란 타협과 합의이며 일단 합의된 사항은 충실히 지켜야 한다.

<정치도 발상의 전환필요>
◇고흥문씨(전국회부의장)=타협이 이루어진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정치가 막바지 벼랑으로 치닫다 방향을 고쳐 잡은 것으로 4당총재가 애쓴 것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5 공 청산이 다 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제발 큰 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 오는 90년대에는 모두 합심해서 민주화 완성, 경제선진화 달성, 통일역량 강화에 노력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자>
◇이세중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5공 청산은 과거에 저질러진 잘못을 바로잡자는 국민적인 합의로 그 동안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켜온 요인이었다.
결국 정치와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하락시켜 온 5공 청산지연을 80년대가 마감되는 이 시점에서 여야지도자들이 합의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여야는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말고 국가발전과 국민복리증진에 지혜를 짜고 타협과 협조가 오고가는 수준 높은 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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